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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라이프 트렌드] 귀농·귀촌, 국가의 새로운 미래 이끌 초석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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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중앙일보

서울 강남의 5성급 호텔에서 10년간 요리사로 일했던 한 부부는 2016년 경기도 남양주로 귀농해 식용 달팽이를 키우고 있다. 호텔에서 일하던 시절만큼 소득을 올리면서도 두 아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더 늘었다. 팍팍한 서울살이를 접고 경북 문경의 오지마을로 귀농한 20대 여성은 콩 농사를 지으며 웹툰작가로 활약한다. 귀농 준비부터 초보 농부의 현실적인 문제까지 귀농 생활의 우여곡절을 생생하게 담아 많은 공감을 얻는다.

최근 ‘워라밸’(일과 휴식의 균형), ‘저녁이 있는 일상’ 같은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도시민과 농어촌 주민의 ‘주관적 웰빙’ 지수를 조사한 결과 농어촌 주민의 웰빙 지수가 도시민보다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도시민 수는 2016년 49만6000명에 달한다. 이 중 50.1%가 가족을 동반한 40세 미만 젊은 층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아 귀농·귀촌이 자연환경, 삶의 여유, 창업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기회가 되고 있다. 노년층에게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청년층에게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팜 같은 잠재력 높은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 발전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귀농·귀촌이 증가하는 상황에 잘 대응하면 농업뿐 아니라 국가 전반의 이익을 높일 수 있어서다. 미국 하버드대의 피터 티머 교수는 농업 발전의 마지막 단계인 ‘경제 성숙기의 농업 단계’로 순조롭게 진행될 때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농업·농촌은 물론 사회·경제 전반의 편익도 증가한다고 강조한다.

귀농·귀촌의 증가는 도시 과밀화를 완화하고 교통·주택 등 각종 도시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도시에서 못 다 핀 귀농·귀촌인의 재능이 발휘되면 지역의 보건·교육·문화·경제 등이 활성화돼 국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귀농·귀촌 활성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귀농·귀촌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올해는 특히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영농정착지원금을 비롯해 농지·창업자금·영농기술 등을 종합 지원한다. 청년귀농 장기교육, 농업법인 취업 지원사업 신규 도입, 귀촌인의 재능과 경험을 활용한 일자리 연계사업 등 다양한 귀농·귀촌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또 귀농·귀촌 희망자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기 위해 7월 6일부터 3일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귀농·귀촌은 더욱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위한 새로운 선택이다. 귀농·귀촌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지역과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갈 초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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