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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남북 100명씩 상봉…27일 시설점검단 訪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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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2일 북한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오른쪽)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북측 수석대표)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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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22일 금강산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에서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확정하면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작업을 더욱 구체화했다.

이로 인해 남북 대화와 화해·협력 모멘텀이 9월 이후까지 힘을 받을 전망이다. 9월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발표한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큰 '경사'로 규정한 제70회 북한 정부수립일(9·9절)이 있다. 북측에서는 9·9절을 전후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어 9월 말~10월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는 김정은 위원장의 다자 정상외교 데뷔 무대가 될 수도 있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이미 남북 정상 간 합의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외에도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은 어렵게 성사된 이번 적십자회담을 통해 우선 정상 간 합의사항인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집중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은 후속 실무협의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산가족 등 인도적 현안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된 사안인 만큼 과거보다 훨씬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8월 말까지 채 두 달이 남지 않은 데다 대상자 선정상 어려움 등을 감안해 종전처럼 양측이 100명씩 만나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상시화 문제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확인 작업과 자유로운 서신교환 문제 등의 사안에 대해서도 북측에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이동상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금강산 외에 '제3의 장소'에서도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아이디어도 북측에 제시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상호 간 민감한 인도적 사안인 한국인 억류자와 집단탈북 해외 식당 여종업원 문제에 대해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회담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그런 문제를 제기했는데 긴 여정을 가는데 조심스럽다, 코멘트를 안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북측이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도 박 회장은 "그 문제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됐다고 하는 건 전체의 흐르는 물결 속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선 좀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 박 회장은 "이산가족 상봉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 정례적으로 만나고 화상상봉, 고향방문, 성묘까지 계속해서 (북측과) 합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북 대표단의 회담 전후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하며 후속 협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남측의 박 회장은 "분단 73년 동안(의) 제반 인도주의 문제를 앞으로 합의를 계속해서 나가시겠다고 결의해주신 걸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도 "오늘 귀중하고 소중한 합의를 이룩했다"며 "이제 시작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들이 정규 협의를 한 것은 2015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날 남측에서는 수석대표인 박 회장을 비롯해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이 나섰다. 이들은 지난 21일 강원도 고성에서 1박을 한 뒤 이날 오전 고성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금강산으로 건너갔다. 북측은 회담 당일 새벽 2시에야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알려왔다. 북측이 또 한 번 명단을 '지각 통지'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국 방문 등으로 인해 내부 결재가 늦어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강산 = 공동취재단 / 서울 = 김성훈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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