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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외국인 변덕에…코스피 연저점 찍고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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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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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2일 연저점을 경신하고도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순매도를 보이다 막판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미는 장중 순매수를 보이며 증시를 떠받치다가 막판에 순매도로 급선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39포인트(0.83%) 오른 2357.22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2320.76까지 밀리면서 연저점을 깼다. 장중 저점 기준으로 지난해 9월 6일(2314.31)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저치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상대국 주요 수출품에 관세 부과를 선언하는 등 무역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데다 유럽연합(EU)도 무역분쟁에 가담하면서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전날 뉴욕증시도 무역전쟁 우려 여파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8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63%), 나스닥지수(-0.88%) 등이 모두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8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다 막판에 6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361억원) 아모레퍼시픽(150억원) LG(125억원) 셀트리온(114억원) 삼성생명(103억원) 등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은 장중 약 9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치다가 장 마감 직전 9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개인은 의약품·서비스 업종에서 각각 500억원 넘는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 계약도 36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이날 투자 주체들이 급격한 수급 변동을 보인 것에 대해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7월 초 미·중 무역분쟁 변곡점 전까지는 시장 흐름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낙폭이 컸던 개별 종목 위주로 매수가 나타날 것이다. 오늘 투자자들이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간 것도 개별 종목 이슈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주가수익비율(PER) 9배에 근접하면서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시장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낙폭이 컸던 만큼 지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시장이 V자 반등을 한다거나 되돌림 모멘텀을 누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 반등세를 파악하려면 외국인 지수선물 수급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위험이 외국인 현·선물 동반 투매의 빌미로 작용했다"며 "시장 반등의 계기를 판단할 때는 직간접적 매개체로서 외국인 지수 선물 수급 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 외국인 선물은 앞으로 외국인 현물과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현·선물 수급의 방향성을 예고한다"며 "시장 기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채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8일 EU 정상회담 전후 남유럽 위험 완화,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정책 부양 시도,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자신감 회복이 외국인 현·선물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선물 매수가 현물 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이번주 코스피200 선물계약을 내리 순매도했는데 이날은 주간선물시장 기준 4000억원 순매수였다. 다만 김 연구원은 "선물 계약은 당일 수급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추세를 읽어야 한다"며 "코스피는 3분기부터 꼬인 실타래가 풀릴 것으로 보이나 반등 강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원화 약세로 외국인 수급이 약화된 것도 있지만 수출주 이익 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달러당 위안화가 6.50위안을 돌파하는 등 위안화 가치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중국 인민은행이 미국 관세에 대응해 위안화 하락을 유도하면 중국에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도 원화 약세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원화 추가 약세 기대심리가 확대될 수 있고 이는 환손실 발생을 우려한 외국인의 자금 유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원화 가치 약세는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수출주 이익 개선을 뒷받침하게 될 수 있다"며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지만 다음 분기에 대한 실적 기대는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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