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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난 정말 관심없어" 멜라니아의 재킷 문구가 논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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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로 관심 없어(I really don’t care. Do U?)”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또다시 옷차림 논란의 중심에 섰다. 21일(현지시간) 밀입국 아동 보호소를 방문하며 입은 재킷의 문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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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는 이날 텍사스주 매캘런에 있는 ‘업브링 밀입국 아동 보호소’를 깜짝 방문했다. 미국 국경을 넘다 체포된 부모들로부터 격리 수용된 미성년 자녀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멜라니아는 관계자들과의 원탁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심리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부모와의 통화는 얼마나 자주 가능한지, 시설에 머무는 평균 기간을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점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멜라니아는 미국에 불법 입국한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지난 17일에는 “법이 아닌 마음으로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비판 성명도 발표했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 격리 수용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배경에는 멜라니아의 막후 노력이 있었다는 백악관 관리의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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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의 인도주의적 행보에도 미국 언론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부모로부터 격리된 아이들을 보러 가면서 “상관하지 않는다”고 적힌 옷을 입은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멜라니아는 비행기에서 내려 시설로 향할 때는 재킷을 벗었다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재킷을 입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멜라니아와 그의 보좌관들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옷의 힘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문구는 아이들에 대한 잔인하고 계산적인 무관심을 드러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매체 쿼츠도 “멜라니아와 그의 보좌관들이 재킷의 문구를 미리 잡아내지 못한 게 놀랍다”고 썼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의 재킷 문구는 가짜뉴스 언론을 겨냥한 것”이라는 트위터를 남기면서 논란이 더욱 가열됐다.

멜라니아의 패션이 언론의 관심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하원 국정연설에서 흰색 정장을 입은 것을 두고도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힐러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색’을 사용했다는 분석에서, 미국 여성 참정권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8월에는 텍사스주의 수해 현장을 방문하며 고가의 하이힐을 신었다가 구설에 올랐다. 그녀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하얀색 운동화로 갈아신기도 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멜라니아 대변인은 언론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냥 재킷이다. 숨겨진 다른 메세지는 없다”며 “언론이 그의 옷 선택에 초점을 맞추는 선택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부인이 어떤 옷을 입느냐보다 그녀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주문이다.

뉴욕타임스도 “(영부인의 옷차림에 대한) 의도와 분석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며 “옷차림으로 영부인의 역할을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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