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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격리 아동’ 만난 멜라니아, 옷에 “신경쓰지 않는다”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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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21일(현지 시각) 텍사스에 있는 불법 밀입국자 아동 보호소를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입국자 가족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한 지 하루 만이다. 그러나 이날 멜라니아가 입은 재킷에 쓰인 문구의 해석을 놓고 혼란이 일었다.

멜라니아는 이날 모자가 달린 카키색 재킷을 입고 텍사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멜라니아가 입은 재킷 뒤에는 하얀색 글씨로 “나는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 너도 그런가?(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재킷은 스페인 의류 회사 ‘자라(Zara)’의 지난 시즌 제품으로, 가격은 39달러(약 4만3300원)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왼쪽) 여사가 21일 “나는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 너도 그런가?(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적힌 카키색 재킷을 입고 21일(현지 시각) 텍사스에 있는 불법 밀입국자 아동 보호소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다. /CNN


멜라니아가 입은 재킷을 두고, 보호소를 방문하는 데 어울리는 의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는 멜라니아의 재킷은 보호소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 그 의미를 혼동스럽게 한다”고 보도했다.

멜라니아는 논란을 의식한 듯 텍사스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려 보소호에 도착했을 때는 이 재킷을 입고 있지 않았다.

멜라니아의 재킷 문구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이어지자, 멜라니아의 대변인인 스테퍼니 그리샴 공보 담당관이 진화에 나섰다. 그리샴은 “이것은 재킷일 뿐이다. 숨겨진 메시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언론이 그들의 힘과 시간을 멜라니아의 옷을 추측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그녀가 아동들을 돕는 데 쓴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멜라니아를 위해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멜라니아 재킷 뒤에 적인 ‘나는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 너도 그런가?(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는 가짜 뉴스 언론(Fake News Media)을 언급한 것”이라며 “멜라니아는 그들이 얼마나 부정직한지 알았고, 더 이상 정말로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멜라니아는 이날 미 텍사스주 멕시코 국경 지역인 맥알렌에 있는 어린이 보호소에 도착해 “아이들과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등 시설 관계자들과 원탁 회의에서 “당신들의 수고와 열의, 친절에 감사한다”며 아동들이 가족과 통화하는 횟수, 심리 상담 방법, 아동들이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 등을 질문했다.

멜라니아는 20여명의 아이들과 직접 만나 아이들의 출생지와 나이, 친구 관계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아이들과 함께 미국 국기에 손바닥을 찍는 핸드 프린팅(hand printing) 행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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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왼쪽) 여사가 21일 텍사스에 있는 격리 아동 보호소를 찾아 관계자들과 말하고 있다. 멜라니아는 이날 텍사스로 향하면서 “나는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 너도 그런가?(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적힌 카키색 재킷을 입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나 격리시설에 도착했을 때는 재킷을 벗었다. /CNN


그리샴 대변인은 “멜라니아 여사는 (격리 시설) 영상을 보고, 녹음을 들었다. 그녀는 직접 현실을 보고 싶어했다”며 “멜라니아 여사의 방문 목적은 법집행 직원들과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아동들과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어떻게 더 노력할 지 듣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밀입국자 자녀 격리 정책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밀입국자 부모가 기소돼 구금되면 자녀들을 보호 시설에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시행해 국내외에서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입국자 자녀 격리 정책을 철회한 데 멜라니아의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샴 공보 담당관은 지난 17일 “멜라니아 여사는 부모와 자녀를 격리하는 것을 보기 싫어한다”며 “멜라니아는 이 나라가 모든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믿지만, 마음(heart)으로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방카는 강하게 느낀다. 아내(멜라니아)도 강하게 느낀다. 나도 매우 강하게 느낀다. 마음을 가진 누구나 강하게 느낄 것이다. 우리는 가족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CNN은 “멜라니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며 가족 격리 정책을 철회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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