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서소문사진관]국내 유일 북극곰 '통키' 마지막 여름나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0년대 17마리, 지금 한마리만 남아 올 가을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이민 에버랜드, 더위 지친 통키 위해 특식

중앙일보

국내 마지막 남은 북극곰 '통키'가 21일 사육장 바위에 서 있다. 통키는 친구들이 있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오는 11월 영구이주한다. 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른 21일 오후 국내 마지막으로 남은 북극곰 '통키'가 생선과 과일이 담긴 얼음덩어리를 들고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지난 2014년 암컷 '설희'가 죽은 후 공식적으로 언론에 등장하지 않았던 통키가 오랜만에 취재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본격적인 찜통더위는 찾아오지 않았지만, 에버랜드는 초여름 더위에 지친 북극곰 통키와 시베리아 호랑이 등 야생동물을 달래주기 위한 여름나기 행사를 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동물은 당연히 국내 유일의 북극곰 통키다. 1980~90년대까지 우리나라 동물원에 17마리가량 살던 북극곰 중 지금은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 수컷 '통키(Tongky)'만이 남아있다. 통키는 2014년 부인인 암컷 북극곰 설희가, 지난해 1월엔 대전 오월드에서 생활하던 남극이가 32살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국내 마지막 남은 북극곰이 됐다. 1995년 11월 19일 경상남도 마산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통키는 1997년부터 에버랜드로 이사와 지금껏 살고 있는 경상도 남자다. 올해 24살로 북극곰의 평균 수명이 25~30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이미 사람 나이로 70세가 넘은 고령(?)이다. 통키 이름은 1990년대 유행하던 만화영화 ‘피구왕 통키’에서 따왔다.

중앙일보

지난 2014년 암컷이 죽은 후 홀로 지내던 통키가 4년만에 취재진을 위한 여름나기 공식행사에 등장했다.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1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통키가 사육사가 던져 준 과일과 생선이 든 얼음덩어리를 가지고 놀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올해 24살인 통키는 사람나이로는 70세가 넘은 고령이다. 국내에는 더 이상 북극곰의 반입이 사실상 힘들어 친구들이 살고 있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올 가을 영구이주를 준비하고 있다.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1일 북극곰 사육사가 과일과 생선이 담긴 얼음을 통키에게 던져주고 있다. 에버랜드=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령의 통키는 오는 11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Yorkshire Wildlife Park)으로 영구이주를 준비중이다. 고령의 나이에 홀로 남아 생활하는 통키의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에버랜드는 요크셔 야생공원과 협력을 맺고 세계적인 멸종희귀 동물인 북극곰 통키를 영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요크셔 야생공원의 북극곰 전문 수의사 조나단 크랙넬은 에버랜드를 방문해 통키의 건강과 이전 가능 여부를 체크했다. 크랙넬은 "통키가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하고 영국까지의 여행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영국으로 이전하게 되면 다른 북극곰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2009년 4월 문을 연 요크셔 야생공원은 4만㎡의 북극곰 전용 공간을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생태형 동물원이다. 대형 호수, 초원 등 실제 서식지와 유사한 자연환경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는 현재 빅터(Victor),픽셀 (Pixel), 니산(Nissan), 노비(Nobby) 등 4마리의 북극곰이 생활하고 있는데 통키는 이들과 함께 지내거나 단독 생활을 할 수도 있다. 4마리 북극곰도 독일,러시아 등 외국에서 이곳으로 이주했다.

북극곰은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로 국가 간 이동 시 복잡한 행정·검역절차를 거치게 되며, 비행기 이동에 따른 동물복지 및 사전 안전조치 등으로 인해 준비 기간이 길다. 행정·검역절차, 이동 시 외기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11월 말 통키의 이전이 결정됐다. 관련 비용은 전액 에버랜드가 부담한다. 에버랜드는 통키가 안전하게 영국으로 가도록 하기 위해 건강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실내 냉방 유지에 완벽히 하고, 실외 전용 풀은 주 2회 이상의 물 교환과 소독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21일 마지막으로 천막을 걷고 언론공개 행사를 가진 북극곰 통키 사육장 앞에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이날 공식행사를 마지막으로 통키 사육장은 다시 천막으로 가려져 작은 관람창을 통해서만 통키를 볼 수 있다. 동물원측은 너무 많은 관람객의 시선으로부터 통키를 보호하기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모처럼만에 취재진과 관람객의 시선을 받던 통키가 사육장 뒤편 내실로 향하며 관람석을 물끄러미 돌아보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21일 국내에서 마지막 공식일정(?)을 마친 통키가 사육장 뒤편 전용공간으로 사라지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충북 청주에서 부인과 네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에버랜드를 찾은 조창환씨는 "어릴때 부모님과 함께 와서 구경했던 북극곰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휴가를 내고 동물원을 찾았다"고 말하며 "홀로 남은 통키가 영국 동물원으로 보내진다는 사실이 아쉽고 서운하지만, 그곳에서 행복하게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중앙일보

서소문사진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