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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티렉스는 혓바닥 보일 수 없어…"해부학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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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팀 舌骨 구조 규명, 비행 능력 진화와도 관련된 듯

연합뉴스

헝가리 베스프렘 공룡공원의 실물크기 티렉스 모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공룡 관련 영화에서 육식공룡의 대명사처럼 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rex)가 먹잇감을 향해 포효하면서 무시무시한 이빨과 혀를 드러내는 장면은 원천적으로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부학적으로 혀가 입바닥에 붙어있다시피 할 정도여서 그런 장면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척추동물진화·인류기원중점실험실 리즈헝(李志恒) 부교수 연구팀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간행하는 과학저널 'PLoS ONE' 최신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많은 공룡의 혀가 오늘날의 악어와 마찬가지로 입 바닥에 붙어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텍사스대학의 고해상도 X-레이, CT 시설을 이용해 티렉스 등 멸종된 공룡과 익룡 화석, 타조를 비롯한 현대 조류, 악어 등의 설골(舌骨·목뿔뼈)을 비교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설골은 턱과 갑상연골 사이의 말발굽 모양을 한 작은 뼈로 혀와 연결돼 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한 텍사스대학 잭슨지구과학대학원의 줄리아 클라크 교수는 "대부분의 멸종된 공룡은 설골이 매우 짧으며, 이와 비슷한 설골을 가진 악어의 경우 혀가 입 바닥에 완전히 붙어있다"고 근거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티렉스)은 오랫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복원돼 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삼손'으로 명명된 티렉스 머리 화석



연구팀은 이와함께 익룡과 현대 조류의 설골은 형태가 매우 다양하며, 이는 비행 능력 등 공룡에서 새로 진화하는 과정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다리가 날개로 진화하면 먹잇감을 다룰 때 이전처럼 능숙하게 쓸 수 없게되고 혀가 이를 대신하다보면 자연히 혀가 발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화석 기록은 아직 없는 상태다. 또 트리케라톱스같은 초식공룡은 고도로 발달된 설골을 갖고있어 혀와 비행 능력을 연관짓기에는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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