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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사부작사부작] 이 땅의 사법 정의는 정말 죽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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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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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 표지석 위에 케이티엑스(KTX) 해고승무원들이 던진 하얀 국화꽃이 올려져있다. 케이티엑스(KTX) 해고승무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대법원이 발표한 판결 보도자료에 대해 사법농단 수사의 변호사를 자처했다며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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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은 관여 대법관 전원이 심혈을 기울인 사건’이며 ‘재판연구관실의 집단지성과 대법원 소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대법원이 2015년 2월 케이티엑스(KTX) 해고 승무원들에 내린 판결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사법농단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퍽 이례적이다.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지는 사법농단, 재판거래 의혹을 서둘러 진화하고 싶은 의도였겠지만 이에 납득하는 이들은 거의 없어 보인다.

여승무원은 철도유통과 케이티엑스 관광레저 소속이었으나 코레일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2006년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코레일은 이들을 채용하지 않았다. 여승무원들은 2008년 11월 코레일을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에서 이겼다. 그러나 대법원은 코레일과 코레일에 파견된 여승무원 사이에 직접 고용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코레일이 여승무원 업무에 대한 지휘와 명령을 하지 않은 데다 채용과 근무관리를 철도유통과 케이티엑스관광레저가 책임졌다’는 이유에서다. 최종심의 판단으로 합법적인 복직의 꿈과 함께 이들의 삶이 꺾였다. 지금껏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승무원들은 서른세 명. 이날 대법원 앞을 찾은 이들은 대법관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부르며 서른세 송이의 흰 국화를 꿈쩍 않고 버티고 선 대법원 표지석 앞에 던졌다. 하얀 국화꽃이 놓여진 대법원 표지석 뒤로 선언처럼 새겨진 ‘정의’란 글자가 무색하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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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엑스(KTX) 해고승무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법농단 수사의 변호사를 자처한 대법원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법관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대법원 표지석에 하얀 국화꽃을 던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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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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