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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노르웨이 노벨 위원 "트럼프 도덕적 지도자 아냐"…평화상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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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5명 중 한명 야글란 유럽평의회 사무총장 美 행정부의 불법 입국자 부모·자녀 격리에 "트럼프, 자유 세계 대변할 수 없다" 비판 FP "평화상 탄다면 트럼프 아니라 문재인·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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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노르웨이 의원들에 의해 노벨상 후보로 추천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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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심사기관인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소속 위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더 이상 그는 미국이나 세계의 도덕적 지도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노벨평화상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천됐지만 이 상을 심사하는 5명 중 한 명이 그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AFP통신과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토르뵤른 야글란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방송 TV2 인터뷰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 부모와 자녀를 격리하는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미국이나 전 세계의 도덕적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야글란은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들이 항상 해왔던 역할에서 벗어나 있다"며 “그는 이른바 자유의 세계를 대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평의회는 국제 인권 감시기구로, 야글란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5명 중 한 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시행하다 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불법 이민자 자녀가 별도로 수용된 모습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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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 위원 5명 중 한명인 토르뵤른 야글란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오른쪽)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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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당 정책을 철회하고 이들을 함께 수용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야글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국제 협정이나 국제협력기구의 일원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전날 반이스라엘 성향과 인권침해 회원국을 제명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5명이 다수결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미국 외교ㆍ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될 전망은 매우 불투명했지만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조금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누군가 노벨평화상을 탄다면 그것은 트럼프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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