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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더 은밀한 잠수함…수중 스텔스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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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서 반사 없이 음파 투과하는 메타물질 개발

이코노믹리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센터 최원재 책임연구원과 광주과학기술원 기계공학부 완세명 교수팀이 개발한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인 '음향양자결정'의 형태. 출처=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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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센터 최원재 책임연구원과 광주과학기술원 기계공학부 완세명 교수팀이 개발한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인 '음향양자결정'의 형태. 출처=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연구진이 물속에서 음파를 반사하지 않고, 그대로 투과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탐지에 대항하는 은폐기술인 스텔스(Stealth)기술이 수중에서도 가능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안전측정센터 최원재 책임연구원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완세명 교수팀은 제로 굴절률의 메타물질을 만들고 수중실험에 성공했다. 이 메타물질은 음파를 투과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어 군사, 기계,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물질(Metamaterial)을 활용한 대표 기술로 투명망토가 꼽힌다. 투명망토는 양(+)의 방향으로 굴절하는 빛을 최고조로 제어해 음(-) 또는 제로(0) 굴절률까지 만들어 탄생했다.

물속에서는 빛, 전자파나 레이더가 닿지 않기 때문에 음파를 쏜 다음 반사된 파동으로 문체를 탐지한다. 빛과 마찬가지로 음파는 물체가 있으면 반사되고 없으면 계속 나아간다. 빛의 굴절을 제어하는 망토가 그 자리에 있지만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듯이 음파로 물체를 탐지하는 물속에서도 파동을 제어해 스텔스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수중 스텔스를 가능케하는 수중 음향 제로 굴절률과 관련한 연구는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실험으로만 보고됐다. 물속에 있는 물질이 물보다 음향의 전달속도가 느려야만 굴절률을 제어할 수 있다는 가설 때문이었다.

KRISS와 GIST 연구팀은 기존의 ‘느린 물질 가설’을 뒤집는 결과를 내보였다. 연구팀은 발상을 전환해 물보다 전달속도가 세 배 이상 빠른 구리를 일정 규칙으로 배치해 제로 굴절률의 음향양자결정(Phononic Crystal) 메타물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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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한 메타물질에 음파를 발사하는 실험 결과 물질의 3분의 2지점인 끝단부터 평면파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에 음파를 쏘면 물질 끝단에서 통과하기 직전과 동일한 위상의 파동이 나온다. 이 부분이 파동이 끊김이나 왜곡 없이 계속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음향양자결정 메타물질은 끝단의 형태에 따라 음파를 모으거나 퍼지도록 할 수도 있다.

KRISS 최원재 책임연구원은 “잠수함 표면을 메타물질로 설계한다면 음파탐지시스템으로 결코 관측할 수 없는 스텔스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GIST 왕세명 교수는 “음향양자결정 메타물질은 음향을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어, 기계와 의학 산업은 물론 건축현장에서 층간소음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가 주목하는 융합과학분야의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 IF:4.259)에 5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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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원재 책임연구원(왼쪽)과 동료 연구원이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인 음향양자결정을 이용해 수중실험을 하고 있다. 출처=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황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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