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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신차 SWOT] 쉐보레 이쿼녹스 - 견고함이 매력적이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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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합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합니다. IT조선은 SWOT를 통해 새로 출시된 자동차의 장점과 약점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한국GM 정상화 전략의 핵심은 향후 한국에 출시할 15종의 신차다. 첫 타자는 경차 스파크로 지난 5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두번째는 중형급 SUV 이쿼녹스다. 2018 부산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돼, 사전계약 첫 날 200대 계약이 이뤄지는 등 반응이 긍정적이다. 한국GM은 이쿼녹스의 여러 장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안전성이라고 강조한다. 최신 델타 아키텍처의 견고함과 강성 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다만 다소 비싼 가격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부분은 SUV 시장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경쟁 SUV가 ‘에바가루’로 대표되는 품질 논란이 일어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스파크와 마찬가지로 위축된 브랜드 위상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 강점(Strength)…최신 델타 아키텍처, 기존 SUV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견고함

이쿼녹스에 적용된 플랫폼은 쉐보레 크루즈와 동일한 델타 아키텍처로, 견고함이 강점이다. 실제 인장강도 1000Mpa 이상의 기가스틸 20%를 포함, 차체의 82% 이상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채택하고 있다. 강성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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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체의 단단함은 충돌 발생 시 차체 구조가 승객을 위한 ‘세이프티 케이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충격 에너지를 분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행성능을 비롯한 운동역학에 있어서도 기능적 역할을 수행한다.

또 견고한 차체 구조는 그 자체로 소음과 진동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에 흠차음재의 추가 적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그만큼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으로, 기존대비 10%(180㎏)나 무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에는 플랫폼의 힘이 컸다. 경량화는 효율에도 기여한다. 보통 무게 10%가 줄어들 때마다 5%의 연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쉐보레 설명이다.

이에 힘입어 이쿼녹스는 미국신차평가프로그램(NCAP)의 안전성 종합평가 부문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탁월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 약점(Weakness)…가격에 비해 어딘지 부족해

신차가 나올 때마다 가격은 늘 한국GM의 발목을 잡아왔고, 이쿼녹스도 마찬가지다. 동급의 경쟁차종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실제 이쿼녹스는 기본형이 2987만원부터 시작한다. 최상급은 3892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옵션을 더하면 가격이 더 오른다.

전량 해외에서 만들어 수입해 오는 ‘수입차’임을 감안해야 하지만 QM6 보다 200만원 정도 비싸다는 점에서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또 싼타페보다 엔진 배기량 등이 작음에도 비슷한 가격이어서 또다시 고가 논란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가격 논란이 있더라도 당장의 가격조절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쿼녹스의 플랫폼이 상당한 고가인 까닭에 마진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가격도 상당한 양보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 동급으로 비교했을 때, 미국 가격에 비해 저렴하기는 하다.

문제는 소비자는 그런 뒷배경까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동차 회사의 가격 결정 과정은 상당히 객관적이고, 치밀한 계산 속에서 이뤄지지만 소비자가 가격표를 봤을 때는 감성적인 측면이 더 크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한국GM이 쉐보레를 지난 수년간 ‘로컬 브랜드(한국에서 생산해 파는 브랜드)’로 인식시켜온 탓에 이쿼녹스가 수입차 지위를 인정 받기도 어려워 보인다.

◇ 기회(Opportunity)…SUV는 흐름을 타고

그래도 기회는 있다. 시장이 SUV 위주로 재편 중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SUV의 인기도 미래에는 꺼질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형태임에는 틀림없다. 때문에 각 자동차 회사 역시 SUV 위주로 제품군을 구성 중이다. 한국GM은 GM의 글로벌 SUV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고, 이쿼녹스가 선택됐다.

게다가 최근 경쟁차에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실내 통풍구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에바가루’ 논란이다. 성분 분석 결과 ‘수산화알루미늄’으로 밝혀졌으며, 단기노출시 폐기능저하, 장기노출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알려졌다. 이 문제는 제2의 가습기 사건으로 번질수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이쿼녹스 언론 시승회에서 이 문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이쿼녹스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 위협(Threat)…한국GM 쉐보레에 대한 무너진 신뢰

한국GM은 공장가동률이 낮아졌는데도, 고비용 구조를 유지한 군산공장의 폐쇄를 결정했다. 이미 축적된 적자에 부담을 느낀 셈이다. 이후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시장 철수를 카드로 내걸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GM의 협상, 노조 결단 등이 어우러져 한국GM 철수는 없던 일이 됐고, GM과 정부의 7조원 이상의 지원까지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떨어질대로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현재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책임감을 광고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강조하고 있으나, 소비자 시선은 썩 좋지 않다. 내놓겠다는 신차의 절반 이상은 수입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과도 크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결국 한국GM으로서는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쿼녹스를 비롯한 신차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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