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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우려가 현실로…美 세탁기 가격 지수 사상 첫 두자릿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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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월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린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미 세탁기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 폭을 보였다. 세이프가드 시행에 앞서 미 현지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고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세이프가드란 수입 업체가 과도하게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 미 제조업체가 피해를 볼 경우 제약을 가하는 것이다.

IT조선

20일(이하 현지시각)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품목 중 세탁장비 지수는 5월 기준 99.46으로 2월(85.03) 대비 14.4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BLS가 통계를 낸 2006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두 자릿수 상승도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가전업계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등에 업은 미 가전업체 월풀이 세탁기 가격을 크게 인상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가격을 올린 여파로 분석한다.

월풀은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 1분기 최대 20%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같은 기간 세탁기 가격을 8%쯤 인상하면서 세탁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월풀은 세탁기 관세 부과로 미 노동자와 소비자가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소비자는 가격 인상으로 오히려 피해를 본다”며 “트럼프 정부의 결정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 소비자는 세이프가드 조치로 창출되거나 지켜지는 일자리를 위해 매년 미 전역에 판매되는 연간 1000만대 세탁기의 가격 인상분을 지불하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에 승인한 1월 22일에 앞서 미 현지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존 해링턴 삼성전자 미국법인 전무는 1월 3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서 “세이프가드 조치는 월풀에게만 이득을 줄 뿐, 소비자는 선택권을 제한받고 세탁기를 비싸게 살 수 밖에 없게 된다”며 “이에 삼성전자 미 공장에서 일하게 될 직원은 물론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LG전자도 2017년 10월 19일 열린 공청회에서 미 소비자가 받을 피해를 우려했다. LG전자 측은 “LG 세탁기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성장한 것은 미 유통과 소비자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LG 세탁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라며 “세이프가드가 실제 발효된다면 최종적인 피해는 미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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