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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외부 의견 수렴한다며… 대법관 후보추천위원, 진보 인사들만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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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참여연대·민노총과 접촉" 중립성 지키지 못했단 비판 나와 8월 임기 끝나는 3명 후임으로 후보 10명 추천… 非법관은 2명

오는 8월 임기(6년)를 마치고 퇴임하는 대법관 3명의 후임 대법관을 추천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은 법원 내외부 인사 10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한 명인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19일 법원 내부 온라인망에 "후임 대법관 추천을 위해 외부 의견을 수렴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의견 수렴을 위해 누구를 만났는지도 공개했다. 그런데 만난 사람들이 진보 성향 일색이라 '편파 수렴' 논란을 일으켰다.

송 부장판사는 글에서 "지난 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노동위원장과 여성위원장, 소수자인권위원장을 면담했다"며 "12일에는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한상희 전 소장을 만났다"고 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직권 남용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진보 성향 단체들이다. 송 부장판사는 또 "전직 민주노총 법률원장인 권두섭 변호사를 비롯해 한겨레·경향신문 법조 기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했다.

그는 "전직 대법관 2명과 대법관추천위원장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도 만났다"고 했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경찰청 인권수호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던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경찰에 요구하기도 했다.

법원 내부에선 중립성을 유지해야 할 현직 법관이 '사법부 코드화'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 그가 회장을 지낸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법원 요직을 장악했다. 송 부장판사도 우리법연구회 회원이다. 한 판사는 "진보 성향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한편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0일 고영한·김신·김창석 대법관 후임으로 변호사와 교수 각 1명, 현직 법관 8명 등 10명의 후보자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이 중 현직 법원장은 노태악(56) 서울북부지법원장, 한승(55) 전주지법원장, 이동원(55) 제주지법원장, 노정희(55) 법원도서관장 등 4명이다. 임성근(54) 서울고법 부장판사, 문형배(52) 부산고법 부장판사, 이은애(52)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김상환(52)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도 추천됐다.

재야 변호사 가운데는 김선수(57) 변호사가 추천됐다. 김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일했다. 여성 법조인은 노정희 관장, 이은애 부장판사와 함께 이선희(53)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등 3명이 추천됐다.

[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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