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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유례없는 최저임금 인상이 숙박·음식업 일자리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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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생산성 증가가 따르지 않는 최저임금 인상이 국가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OECD는 20일 발표한 '한국 경제 보고서 2018'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5년 임기에 걸친 54%의 최저임금 인상은 OECD에서 유례가 없는(unprecedented) 수준"이라며 "생산성 증가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물가수준을 목표치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한국의 국제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한 랜들 존스 OECD 한국 경제 담당관은 "도소매업과 음식점업 등에서 고용 둔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과 후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내로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할 내년 인상 수준을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존스 담당관은 한국이 빠른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동생산성을 OECD 선두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기술·신산업에 종사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이 규제 없이 새로운 테스트를 많이 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서비스 연구개발(R&D)을 육성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 간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로만 봐서는 당장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고,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현 금리를 유지할 필요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양적 완화를 줄이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금리를 유지하되 한국 경제성장세와 물가상승률, 가계 부채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중·장기적으로 서서히 올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편 OECD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 수준인 3.0%로 유지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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