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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TF확대경] GS·전경련 회장 허창수, 정부 요구도 재계 대변도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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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겸 전경련 회장)의 역할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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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일감 몰아주기·4세 배불리기' 꼬리표 떼기 나서나

[더팩트 | 서재근 기자] GS그룹과 더불어 국내 대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수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회장의 '역할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제 '맏형' 자리를 사실상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에 내준 가운데 재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회의적 평가가 나오는 데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재벌 개혁 움직임 속에 수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GS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이슈 역시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 가운데 GS그룹은 옥산유통과 GS ITM을 비롯해 무려 15개가 명단에 포함됐다. 문제는 특정 계열사에 다수 계열사의 일감을 몰아주는 구조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데 있다. 실제로 GS그룹의 겨우 지난 2015년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개정 시행 이후 ㈜GS, GS네오텍, 옥산유통, GS ITM 등 모두 18곳이 규제 대상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특히, 매년 과도한 내부거래 비중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GS ITM의 경우 지난 2015년 50%대였던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2년 새 70%대까지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 ITM이 지난해 GS칼텍스와 GS리테일, GS홈쇼핑, GS텔레서비스, GS건설 등 그룹 계열사와 거래한 비중은 71%(총매출액 2001억 원, 내부거래 매출 1413억 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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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ITM은 지난해 GS칼텍스와 GS리테일, GS홈쇼핑, GS텔레서비스, GS건설 등 그룹 계열사와 거래한 비중이 전체의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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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비중 못지않게 허창수 회장 일가의 지분율도 상당하다. GS ITM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대표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22.74%),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아들이자 미성년자인 허선홍 군(12.74%),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전무(8.35%),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 허준홍(7.08%) GS칼텍스 전무 등 '허 씨 일가' 4세를 비롯해 총수 일가가 전체 지분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에서도 GS ITM의 과도한 내부거래 구조에 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앞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10대 그룹 CEO 정책간담회'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주력, 비상장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업종이 GS ITM과 같은 시스템통합(SI) 회사다.

공정위에 요구에 최근 지배구조 개선 청사진을 제시한 효성, 한화그룹을 비롯해 삼성과 현대자동차, 롯데그룹 등도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GS그룹은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연일 기업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10개 이상의 비상장 계열사가 규제 대상에 오른 GS그룹이 '묵묵부답'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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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은 최근 전경련 수장으로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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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의 '역할론'에 그룹 밖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러게 나온다. 경제단체장으로서 역할이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만남을 요청, "재계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작심 발언하는 등 사실상 제1경제단체장으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비교해 허 회장은 전경련 수장으로써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의 주요 국외 순방일정에서조차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이른바 '전경련 패싱'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만큼 재계 안팎에서 전경련의 입지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 연임을 결정했을 때에도 일각에서는 '울며겨자먹기식'이라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며 "경제단체로서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 지속한다면, 단체장으로서의 '리더십'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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