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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스마트폰이 아니라 어른과의 대화로 자라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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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연주] 칼비테의 자녀 교육법을 다룬 책은 오래 전부터 육아서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나도 첫째를 임신하면서 육아 고전서를 섭렵했는데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책이 칼비테의 책이었다. 3번 정독을 했고 아직도 내 책꽂이에 꽂혀 있다. 뇌리에 박혀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문구가 하나 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학자를 찾아가거나 초대해 대화를 하게 했다’라는 내용이다.

어린 아이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현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아빠는 어른과의 만남을 일부러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떠한가? 우리는 집으로 엄마나 아빠의 친구가 찾아오면 아이들이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TV를 틀어주거나, 스마트폰을 쥐어주면서 조용히 있게 한다.

"어른들끼리 이야기해야 하니까 너네는 저쪽 가서 놀아."

혹은 과자와 초콜릿을 잔뜩 주면서 저쪽 가서 먹으라고 말하며 아이들을 내보낸다. 그래야 어른들이 어른답게 어른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조용히 있게 하기 위해서 스마트폰과 사탕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조용히 있을 수 있다. 어른들과 어울릴 수 있다. 처음부터 잘 하지는 못하겠지만 한두 번 하다보면 아이들도 어른들 사이에서 예의를 지키며 앉아있을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다.

나는 채윤이가 2살일 때에도 자주 데리고 나가서 친구들을 만났다. 아직 말을 못하는 딸이었지만 소외시키지 않고 친구의 이름을 알려주고, 나랑 어떻게 알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무슨 일을 하는 지 말하면서 함께 있었다. 당연히 어른처럼 한 자리에 쭈욱 앉아있지는 못하지만, 스마트폰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았다. 친구랑 빈번히 이야기가 끊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받아들이면서, 최대한 채윤이를 포함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친구에게는 만나기 전에 미리 양해를 구했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이해해줬고, 채윤이와의 대화를 즐기는 친구들도 있었다. 아이가 어른들의 대화에 보이는 반응은 예상과 달라서 재미있을 때가 많으니 한 번 도전해 보아라. 친구와 함께 말 못하는 아기와의 대화!

많은 부모가 아이들은 스마트폰 없이 한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동반하여 친구를 만나거나, 외식을 할 때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스마트폰을 꺼내서 아이들에게 쥐어준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칼비테처럼 생각해보자. 칼비테처럼 일부러 각 전문가를 불러들일 능력과 열정이 부족하다면 다음 말을 기억하기 바란다.

"아이들을 어른의 대화에 참여시키는 것은 굉장히 이상적이다. 아이들은 단순히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 아만다 구머의 말이다. 그는 아이의 발달과, 애차형성, 대인관계 형성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라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도 함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면 나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와도 크게 화를 내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 아이들도 내가 남편과 이야기하고 있으면 항상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다.

"엄마, 아빠 무슨 이야기 해요?"

베이비뉴스

우리 부부가 게임을 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자기들도 하겠다며 와서 게임 설명 듣는 중이다. ⓒ이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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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장난감은 바로 엄마 아빠이다. ⓒ이연주명쾌하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하는 아이. 아이와 대화하는 습관을 가지고, 제3자가 놀라왔을 때에도 함께 대화하는 문화를 형성하면 아이는 세상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면서 '조용히 있을 것’을 강요하지 말자.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항상 궁금하다. 나도 예전에 엄마가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면 괜히 과자를 집는 척하면서 어른들 이야기를 듣곤 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나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바로 '오늘 유치원에서(학교) 뭐 했니’라고 한다. 다양한 이야깃거리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매일 똑같은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자. 친구들이 놀러오면 친구를 간단히 소개하고 함께 대화할 수 있게 해라. 그게 어렵게 느껴지면 먼저 부부와의 대화에 아이를 참여시켜라. 아이를 조용히 있게 하기 위해, 한 자리에 앉혀놓기 위해라는 이유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내어주지 마라. 아이는 사탕을 먹고 스마트폰을 하는 것보다 어른과의 대화에서 분명 더 큰 재미를 느낄 것이다.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나는 5세 아들과 3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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