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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G2 무역전쟁서 살아남자"…세계는 수출 돌파구 찾기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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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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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촉발된 글로벌 무역전쟁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응해 중국이 맞불을 놓으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들이 제각각 무역 해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뭉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호주는 18일(현지시간) 다음달부터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다음달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첫 공식 협상을 한다. EU는 중국에 이어 호주의 두 번째 교역 대상으로 양측 간 FTA가 체결되면 이는 호주가 지금까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맬컴 턴불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요즘과 같은 도전의 시대에 호주가 우리와 무역 어젠다를 공유하고 무역협정이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된다는 데 동의한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이번 FTA 협상 개시는 전 세계에 강력한 정치적 시그널을 보낸다"고 말했다. 턴불 총리도 "자유무역과 시장 개방은 호주인과 유럽인에게 더 많은 일자리, 더 많은 기회, 더 많은 투자를 의미한다"며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U의 이 같은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달 1일을 시작으로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10%의 무역 관세를 매긴 이후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최대 파트너인 미국을 잃은 EU로서는 다른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무역 협상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는 21일 뉴질랜드와 FTA 체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미국발 무역 관세폭탄의 또 다른 대상국인 캐나다와도 무역 파트너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2016년 캐나다와 FTA인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체결하고 EU 회원국들의 비준만을 남겨두고 있다.

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FTA 체결 수순도 밟고 있다. EU와 메르코수르의 FTA는 오는 10월 브라질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마무리돼 올해 내에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와도 2000년 체결한 FTA와 관련된 모든 교역 상품의 관세를 폐지하는 등 기존 협정을 업데이트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기로 원칙 합의했다.

일본도 미국을 제외한 동맹국들과 무역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 아베 신조 총리는 다음달 11일 브뤼셀 EU본부에서 FTA 격인 일본·EU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서명할 계획이다. 이번 EPA는 EU가 지금까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발효되면 세계 무역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매머드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명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연설할 계획이다. 일본 정상이 이 회의에서 연설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어 12일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하고 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에 군사 퍼레이드를 함께 관람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해 초 트럼프 정부가 돌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하자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페루 호주 멕시코 캐나다 일본)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추진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도 손잡았다. WSJ는 '일본과 중국의 수상한 내연관계(bedfellow)'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양국이 무역 파트너십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아베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회동한 뒤 양국 간 무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우리는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의 대중 무역 규모가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 수출량은 2012년 1026억달러(약 113조3700억원)였으나 지난해에는 33%가량 증가한 1374억달러(약 152조원)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관련된 것이 많아 중국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무역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가장 관계가 돈독한 러시아에 밀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러시아가 포함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FTA 체결 초읽기에 들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회담한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올해 말까지 양국 간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며 규모는 1000억달러(약 110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중남미와도 경제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면전이 시작된 이후 대두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대폭 확대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8년 말∼2019년 초를 기준으로 브라질이 미국을 제치고 대두 생산량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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