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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文, 푸틴 만나 남북러 가스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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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긴밀한 협조를 요청하고 가스·철도·전력 분야에서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모색한다. 이는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조성된 평화무드 속에서 한반도 주변 강국의 지지와 협력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18일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놓여졌다"며 "철도·가스·전력과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 관계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논의할 한·러 실질협력 방안의 핵심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이후 푸틴 대통령과 기회가 될 때마다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과 철도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한·러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한·러 혁신 플랫폼 구축 방안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러 혁신 플랫폼 구축은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도입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시켜 사업화하는 것을 말한다. 김 보좌관은 "러시아는 기초과학 부문에서 굉장히 강력한 기술을 갖고 있고, 국방 우주 분야 관련해서도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실제 피부미용 분야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치료, 복강경 시술, 정수기의 냉·온수기 기술이 모두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한국 기업들이 받아들여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러 양측은 이미 실무협의 과정에서 국내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한·러혁신센터를 신설하고, 기존 러시아에 있는 한·러과학기술협력센터는 확장하는 방안을 잠정 합의했다. 의료 분야 협력도 논의될 전망이다. 우선 문 대통령의 방러 기간 중 △분당서울대병원의 모스크바 진출 △러시아 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건강검진센터 개설 △KT의 원격의료사업 관련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김 보좌관은 "원격치료는 우리나라에선 규제 때문에 시행되기 힘든 부분인데, 러시아 요청에 의해 시험사업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작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과 논의한 나인브리지(9 Bridge) 전략도 이번 양 정상의 만남에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나인브리지는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농업·수산·일자리 분야에서 러시아를 포함한 북방 국가들과 경협 방안이다. 문 대통령의 2박4일간 방러 일정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및 국빈만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접견 △한·러비즈니스포럼 참석 △러시아 하원 연설 △한국·멕시코 월드컵 경기 등으로 짜였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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