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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방사능 라돈 침대 당장 가져가라” 충남 송악읍 야적장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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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8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동부당진항만운송 야적장 진입구에서 주민들이 “방사능 라돈 침대를 다시 가져가라”고 외치고 있다.당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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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라돈 침대 당장 가져가라.”

18일 오후 1시 충남 송악읍 고대리 동부항만 야적장 입구. 주민 200여 명이 진입로에 설치한 천막농성장에서 구호를 외쳤다. 주민들은 정부와 대진침대 측이 전국에서 수거한 ‘라돈 매트리스’를 몰래 반입했다며 17일부터 야적장 입구를 막아섰다. 이날 오후 현장을 찾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가 “라돈 침대 방사능은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며 설득했지만 주민들은 “안전하다면 왜 침대를 수거하고 주민 몰래 반입하느냐”며 항의했다.
현재 야적장에는 1만4000여개의 라돈 매트리스가 쌓여 있다. 운송 및 야적 과정에서 일부 밀봉용 비닐이 훼손된 상태다. 한 주민은 “터진 비닐 사이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부두의 바람을 타고 확산되는 것 아니냐”며 “왜 건강에 해롭다는 전국의 침대를 모두 이곳으로 가져오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 배치됐던 방사능 측정 차량도 “얼마나 해로우면 이런 차량까지 동원하느냐”는 주민 항의를 받고 전날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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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은 송악읍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야적장에서 멀지 않은 안섬 관광지의 음식점 50여 곳도 매트리스 반입 여파를 걱정하고 있다. 한 상인은 “방사성 물질을 내뿜는다는 침대가 전국적으로 수거돼 코 앞에 와 쌓여 있는데 관광객이 좋아 하겠냐”고 되물었다.

김문성 고대리 이장은 “당장 침대를 가져가지 않으면 우리가 들고 청와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해선 당진시 경제환경국장은 “안전문제나 반입계획에 대한 사전 설명이 없었으니 주민들이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현재로서는 반출 이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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