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척추관협착증 표현상 오류 세계 첫 규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척추관협착증, 즉 척추관이 좁아지는 대표적인 원인이 퇴행성 변화로 인한 요추의 황색인대 또는 면관절(후관절)이 비대해져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라면서 그 동안 임상이나 의학저널에서 '면관절 비대'라는 표현을 자주 써왔다.

그러나 국내 의료진이 '면관절 비대'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 '면관절 축소'가 올바른 표현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최근 김영욱 교수(마취통증의학과)가 '척추관협착증 진단에서 면관절의 비대는 잘못된 진단법(Facet joint hypertrophy is a misnomer)'이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면관절 비대는 21년 전인 1997년 영국 퀸 엘리자베스 병원의 배리(Barry)교수가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단지 가설만 세웠을 뿐 이를 객관적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해 내지 못해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욱 교수는 이번 연구논문을 통해 배리 교수의 가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114명과 정상인 86명의 요추 자기공명영상(MRI)을 비교·분석했다. 가설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김 교수는 면관절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가상의 선과 면관절 면적을 측정하기 위한 가상의 면적을 만들었다. 또한 1mm 정도 공간의 면관절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기존 영상이미지를 3배로 확대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면관절 두께가 정상인에 비해 31% 얇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면관절의 면적 또한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36%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계에서 그 동안 통용돼 온 척추관협착증 원인이 면관절의 비대가 아닌 축소임을 세계 최초로 증명한 것이다.

김영욱 교수(마취통증의학과)는 "정확한 원인 파악과 그에 따른 진단만이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잘못된 원인으로 척추관협착증의 진단을 내렸는데 바로 잡을 수 있게 됐다"며 "척추관협착증 진단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 권위의 미국 학술지(SCI)인 '메디슨(Medicine)' 6월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