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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리뷰]고독에 저항, 스웨덴 커넥션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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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외로움과 고립감에 대한 저항. 스웨덴 안무가 페르난도 멜로가 국립현대무용단원들과 선보인 신작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의 파동이 아련하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스웨덴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와 안무를 교류한 프로젝트 '스웨덴 커넥션 Ⅰ'의 하나로 15~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했다.

'경계'를 주제로 국가 간의 국경, 문화 간의 경계, 인간 간의 경계, 지역 간의 경계 등을 그린다. 여섯 무용수가 그린 이 춤의 지형도는 드라마틱한 동선과 감정 변화로 간격이 촘촘한 등고선을 완성해 냈다.

그 가운데는 중요한 오브제가 있다. 판판하고 넓게 켠 나뭇조각인 널빤지다. 작품은 여러 개의 널빤지를 쌓아 만들어놓은 침대 모양의 단상에서 시작된다. 널빤지를 각자 하나씩 나눠 든 무용수들에 둘러싸여, 마치 마리오네트 인형이나 그림자처럼 널빤지의 횡과 종을 따라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기존의 동작과는 다른,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특히 사람과 오브제, 즉 널빤지 사이의 묘하고 아찔한 긴장감이 일품이다.

이를 통해 경계가 인식되고 그 경계를 더 강화하거나 무너뜨리려는 심리적 저항이 발생한다. 장벽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대화를 통한 소통의 탐색이라고나 할까.

2부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에 앞서 1부에서 공연한 스코네스 댄스시어터 자체 레퍼토리 세 작품 역시 신체와 정신의 교감을 동시에 톺아보는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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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트릴 용기'


스코네스 댄스시어터가 이번 '스웨덴 커넥션 Ⅰ'을 통해 세계 초연한 '엔터테이너들'은 세 무용수가 애크러배틱한 동작을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서로 몸을 떨어뜨리지 않는 호흡과 프로페셔널리즘이 탄성을 자아냈다.

두 무용수 사이의 음양 에너지를 표현하는 '하프 하프'는 음악 없는 침묵 속 동작들의 미적 감각이 오롯하게 객석에 전달됐다. 만남과 동시에 이별의 관계를 역동적이고 감정적으로 탐구하는 '깨뜨릴 용기'는 휠체어를 탄 무용수와 두 발로 선 무용수의 다채로운 움직임을 통해 2인무의 동작과 표현 반경을 넓혔다.

'스웨덴 커넥션 Ⅰ'은 2019년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양국의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무용단과 스코네스 댄스시어터가 춤의 언어로 문화를 나누는 자리다. 2019년 3월에는 한국 객원 안무가 장혜림이 스코네스 댄스시어터 신작 안무를 맡는다. 이들 작품은 양국에서 초연 후 순회 공연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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