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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뉴스&분석] G2 무역전쟁 격화…韓 IT·기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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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中 무역전쟁 점입가경 ◆

미국이 50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도 즉시 대규모 보복관세로 반격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일로로 치닫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겨우 봉합되는 듯했던 세계 주요 2개국(G2)의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은 패닉에 휩싸였다. 미국발 철강 관세 부과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등 상대 교역국의 보복 조치를 연쇄적으로 촉발해 세계 경제가 공황의 늪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탄식도 터져나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 백악관이 대중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한 직후인 16일 "중국 국무원 비준을 거쳐 5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세세칙위는 "이 중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달러 규모 545개 품목에 대해 다음달 6일부터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화학공업품,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 등 114개 미국산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시행일은 나중에 발표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일차적으로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818개 품목에 대해 다음달 6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중국이 이를 의식해 동등한 크기의 대미 보복관세를 같은 날 때리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큰 한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재계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전자·기계 등 산업 분야에서 적잖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7일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통상분쟁'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지난 4월 1차 발표한 대중 관세 부과 대상 품목 818개에서 제외된 전기전자·기계·철강 등 품목이 이번 2차 발표(284개)에 포함된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무역협회 측은 "신규 284개 제재 품목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분야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전기전자 부문 등에서 중국 업체에 납품하는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V와 휴대폰 등은 제재 품목에서 제외돼 한국의 대중 주력 수출품인 디스플레이 패널이 미·중 분쟁으로 인한 연쇄 충격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무역협회는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에서 납품 물량 감소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종 품목 결정과 관세 부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한국 정부의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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