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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대형 M&A로 `글로벌 삼양` 변신…美·유럽·동남아에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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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Y 최우수 기업가상 ◆

매일경제

김윤 삼양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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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이 2020년까지 매출 5조5000억원을 목표로 총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2조원은 국내외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M&A)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의 'WIN 2020' 구상 핵심이다.

김 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투자금 2조4000억원 중 80%인 약 2조원은 국내나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순수 우리 자금이 2조원인 만큼 금융권, 사모펀드 등 파트너사의 공동투자를 감안하면 4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M&A를 통해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제품), 신규 사업이라는 세 가지 방향의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완성해 갈 것"이라며 "4% 수준인 글로벌 매출을 전체 매출의 20%로 끌어올리고 스페셜티 제품 매출 비중도 현재 3%에서 24%로 높이는 게 2020년까지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삼양그룹 대표 사업군별로 M&A 전략을 소개했다. 분야별로 식품은 수출, 패키징은 동남아시아, 화학은 유럽, 바이오는 미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식품 분야는 스페셜티를 강화해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다른 세 분야에서는 M&A 등을 통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분야별로 동남아, 미국, 유럽 등 지역을 설정해 진출 방법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식품은 범용소재를 바탕으로 스페셜티를 강화해 수출에 나선다. 주력 아이템인 설탕, 밀가루, 전분 등을 중심으로 하되 기능소재(향료 등), 가공소재(소스, 냉동생지 등)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아셉시스글로벌(옛 효성패키징 사업부)과 합작해 음료용 페트패키징 1위에 올라선 삼양패키징은 동남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음료의 무균 충전 방식인 아셉틱 충전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김 회장은 "동남아에서도 최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베트남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이들 시장에는 패키징 사업뿐만 아니라 화장품 사업도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에 진출해 있는 화학소재 부문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나 정보기술(IT) 소재에 활용되고 있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은 제품의 강성 강화와 경량화가 핵심으로 사용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회장은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화학소재 부문을 확장하기 위해 M&A 물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EP는 전기차 시대에 활용폭이 더욱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헝가리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지역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회장은 고객 요구에 맞춰 첨가제와 보강제를 세분화하는 글로벌 콤파운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6년 인수한 크리켐은 복합소재 기업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이 집중하고 있는 폴리아미드(PA) 콤파운드는 강한 내열성으로 자동차 엔진 부품 등에 사용되며, 삼양 측은 관련 미국계 기업의 M&A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에 직접 개발사 진출을 준비 중인 제약·바이오 부문은 최근 가장 크게 성장한 신성장동력이다. 올해 매출이 800억원대 수준이지만 3년 이내 2000억원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소재와 항암제 신약 등 제약·바이오 부문을 적극적으로 키워 그룹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우고 있다"며 "제약·바이오 부문은 2020년 매출 2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봉합사 원사(수술용 실) 시장 1위, 파클리탁셀(폐암, 유방암 치료 약) 항암제 1위 등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양그룹은 4대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M&A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김 회장은 "투자를 위해 그룹 내에 모아둔 자금이 있는 만큼 대규모 차입 없이도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면서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

△1953년 서울 출생 △1971년 경복고 졸업 △1979년 고려대 경영대 졸업 △1983년 미국 MIIS MBA △1985년 삼양사 입사 △1993년 삼양사 대표이사 △2011년 삼양홀딩스 회장 △2014년 한일경제협회 회장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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