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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발행 뚝 끊긴 해외 신종자본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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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신종자본증권 발행 열풍이 잦아들고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을 원하는 보험사와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으며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은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돼 인기를 끌어왔다. 대신 상환 순위가 뒤로 밀려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 대한항공은 해외 투자자들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했으나 여건이 좋지 않자 국내 발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해외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언했으나 기대만큼 수요를 얻지 못하자 발행을 철회했다. 낮은 신용등급에도 금리 매력을 앞세워 발행에 성공하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 채권금리가 꾸준히 오르며 기업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적으로 선순위 채권에 비해 1~2단계 낮은 등급과 같은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된다.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더욱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달러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화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 기업이 원화로 손에 쥐는 금액도 줄어들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채권금리가 올랐고 달러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며 투자자들이 하이일드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FRS17 시행을 앞두고 당장 자본 확충이 급한 보험사는 여전히 하반기에 해외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앞서 KDB생명이 해외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발행 후 유통금리가 크게 오르며 더 이상 한국 보험사에 우호적 여건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기업이 신종자본증권이 아닌 일반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에 나선다 하더라도 부채비율 증가로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 신용평가사의 평가 기준 때문이다. 재무제표상에는 신종자본증권이 100% 자본으로 반영되는 반면 신용평가사는 만기와 이자 지급 형태, 콜옵션 여부 등 기준에 따라 자본 인식 비율을 다르게 한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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