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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침드라마 뺨치는 코믹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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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쾌한 미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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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아침드라마 뺨친다. 미망인 한나 앞에 남자들이 자신들의 윗옷을 벗어 땅바닥에 펼친다. 사뿐히 옷을 즈려밟고 자신에게 오라고 대놓고 유혹한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은 사별한 남편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미망인 한나의 재혼을 막으려는 옛 애인 다닐로의 좌충우돌을 코믹하게 그렸다.

"결혼은 미친짓이야"를 외치며 수많은 여자와 바람을 피는 준.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그의 바람기를 잡으려는 연인 수지의 최후의 수단을 보여준다.

오페라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배꼽 잡는 오페라들이 왔다. 발랄한 이야기에 귀에 익숙한 음악까지 '오페라 입문서'라 할 만한 작품들이다.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유쾌한 미망인(The Merry Widow)'은 대사와 노래, 무용 등이 섞인 가벼운 오페라 형식인 오페레타다. 1905년 빈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쉽고 유머러스한 스토리와 화려한 춤곡으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1907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빈 오페레타 붐을 일으켰다. 그 인기가 대단해 초창기 미국 뮤지컬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입술은 침묵해도' '빌랴의 노래' '오 조국이여' 등 대중적인 아리아는 물론이고, 남성들이 저음부의 달콤한 목소리로 경쾌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중창 '여자를 아는 것은 어려워'는 뮤지컬 넘버 만큼이나 흥겹다. 레치타티보(대화체 음악)가 대사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기존 오페라보다 수월하다. 특히 왈츠풍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전문무용수들과 합창단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도회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윤호근 예술감독은 "오페라와 뮤지컬 사이에 있는 작품으로 너무 즐거운 오페레타"라며 "남을 웃기는 게 슬프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했다. 이번 '유쾌한 미망인'에는 타고난 빈 왈츠 감각을 가진 지휘자로 정평이 나 있는 토마스 뢰스너와 벨기에 출신의 베테랑 연출가 기 요스텐이 참여한다. 미망인 '한나' 역에는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정주희, '다닐로' 역은 바리톤 안갑성·김종표가 맡는다.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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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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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각기 다른 그림들의 조각을 오려 붙이는 미술기법 '콜라주'에서 착안한 창작 오페라. 기존의 오페라에서 유명한 아리아, 듀엣, 앙상블, 합창곡을 골라 새로운 이야기를 엮었다. 왕년의 히트곡들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의 오페라 버전인 셈.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헨델의 '울게하소서'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등 오페라를 잘 모르는 관객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명곡들을 모두 들을 수 있는 무대다.

드라마 집필을 주로 맡았던 서희정 작가가 대본을 썼다. 로맨틱 코미디물의 단골 주인공인 카사노바와 그런 카사노바의 바람기를 잡으려는 연인들의 티격태격하는 이야기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노래는 원어 그대로 부르되 대사는 우리말을 사용해 관객들이 이야기를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카사노바 '준' 역은 바리톤 김주택과 함께 조병익이 번갈아 맡는다. 또, TV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테너 김현수·조민규·정필립, 베이스 손태진·한태인·고우림이 출연한다. 6월 24일부터 7월 1일까지, 여의도 KBS 홀.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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