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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은행권, 휴가철 앞두고 환전서비스 축소…"남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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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통화 제공해 온 해외 중개은행, 계약 종료 통보

시중은행 "돈 안 되는데 잘됐다"…잇단 서비스 중단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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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시중은행들이 환전 서비스를 축소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수가 제한적이어서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때마침 국내 시중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는 현지 중개은행으로부터 더는 통화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아 계약을 종료했다. 다만, 수요가 많은 달러나 엔화, 유로화 등은 환전 서비스를 유지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부로 '이종통화 8개'에 대한 환전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단 대상 통화는 Δ방글라데시 타카(BDT) Δ이집트 파운드(EGP) Δ인도 루피(INR) Δ카자흐스탄 텡게(KZT) Δ몽골 투그릭(MNT) Δ네팔 루피(NPR) Δ파키스탄 루피(PKR) Δ카타르 리알(QAR) 등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까지 이종통화 환전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타 은행의 경우 이미 환전 서비스를 축소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30일부터 인도 루피화 환전 서비스를 중단했다. 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 등에 이은 조치였다. 이는 시중은행의 루피화 공급창구였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루피화 취급을 중단한 영향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18일까지 방글라데시 타카화와 카자흐스탄 텡게화, 몽골 투그릭화 등을 중단했다. 이는 싱가포르 유나이티드 오버시즈 은행(UOB)이 더는 통화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조치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모두 같은 중개은행과 통화 제공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서비스가 축소됐다.

해당 통화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더는 국내에서 환전하기 어렵게 됐다. 제3 중개은행으로부터 유일하게 소량의 이종통화를 조달하고 있는 KB국민은행도 관련 업무를 서울 여의도점과 명동점으로 제한했다.

앞으로 방글라데시나 카자흐스탄, 인도 등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달러화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다시 현지 통화로 바꾸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환전 서비스 축소의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저하다.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드는 자금이 수수료를 떼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적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종통화 환전 서비스는 은행 입장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유지해 온 것이었다"며 "마침 중개은행으로부터 계약을 종료하자는 요청이 있었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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