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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인터뷰]오명진 두리 대표 "P2P보험 가능성 무궁…펫보험에서 여행자보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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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다다익선' 플랫폼을 출시한 스타트업 주식회사 '두리' 오명진 대표가 12일 서울 금천구 두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6.1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펫보험과는 다른 방식의 P2P보험을 선보이려 합니다. 그 시작은 여행자보험이 될 것입니다."

스타트업 두리 오명진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금천구 두리 본사에서 뉴시와 인터뷰를 갖고 올 여름 새로운 형태의 P2P보험 출시를 예고했다.

두리는 오명진·진영운 공동대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창업한 P2P보험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두 대표는 동부화재에서 보험상품을 개발해왔다. 그러던 중 역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퇴사 후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

그 답은 P2P였다. 오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보험상품이 어떤 것인지를 캐치하고 그 의견을 모아 기존 보험사가 맞춤형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중개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운을 띄웠다.

시작은 펫보험이었다. 당시 롯데손해보험과 삼성화재 등 펫보험을 출시한 보험사가 여럿 있었다. 1000만 애견시대를 맞아 펫보험 수요는 상당했지만 애견인 95%가 상품 존재 자체도 모를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그는 펫보험이야말로 수요자와 공급자 매칭이 되지 않는 시장이란 점을 간파했다.

그렇게 선보인 P2P 펫보험은 기대 이상이었다. 오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펫보험에 가입하겠다며 우리 플랫폼에 모였다. 그들의 요구를 취합해 보험사에 기존 상품보다 저렴하면서도 혜택이 더 주어지는 상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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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가 운영하는 '다다익선'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전보다 펫보험 가입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가입자 비율은 1% 미만이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보험금이나 보장되는 항목 등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온다.

이에 오 대표는 펫보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중 하나가 의료비 수가 표준화다.

그는 "사람과 달리 애견 진료비는 천차만별이다. 여기에서 만원 하는 예방접종비가 옆 동물병원에서는 10만원이 넘는 식이다. 이처럼 진료비가 천차만별이다 보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향후 보험금을 짐작하기 어려워 펫보험은 리스크가 크고 손해율도 높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에 적극적으로 상품개발을 하지 않다보니 정작 애견인에게 혜택이 주어질 다양한 상품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펫보험 시장이 성장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그동안 선진국에 비해 펫보험 가입률이 저조하고 시장도 미성숙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현정부 들어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애견인의 요구사항을 경청했던 경험을 발판삼아 보험사에는 다양한 상품을 건의하고, 정부에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의견도 개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펫보험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P2P보험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기존 펫보험이 사실상 공동구매를 중개하는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좀 더 P2P본연에 충실할 생각이다.

그 형태는 이렇다. 일정 인원이 모이면 이들이 낸 보험료로 보험상품, 플랫폼을 만든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부 플랫폼 운영 수수료를 제외한 돈은 모두 다시 돌려주는 방식이다. 올 여름 여행자보험을 시작으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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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다다익선' 플랫폼을 출시한 스타트업 주식회사 '두리' 오명진 대표가 12일 서울 금천구 두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6.17. mangusta@newsis.com



오 대표는 "왜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 낸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할까, 소비자가 흔히 할 수 있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계약자가 미사고 시 보험료를 거의 전액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P2P플랫폼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어 "보험사가 리스크 관리 등 하는 역할에 비해 벌어들이는 보험료가 많다고 생각했다. 거둔 보험료는 보통 마케팅비용이나 경영관리 등 회사 운영에 사용되지만 상당부분이 설계사 수수료로 쓰인다. 하지만 P2P구조에서는 이런 비용을 줄일 수 있겠다 싶었다. P2P플랫폼을 이용해 수수료 일부를 제외한 금액은 사고가 나지 않을 경우 보험 계약자에게 돌려주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P2P보험 장점으로 '넛지'를 꼽았다. 낸 보험료가 아까워 뽕 뽑겠다는 심정으로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는 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그는 "P2P보험 플랫폼은 지인 기반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계약자 간에 손실을 공유하는 형태가 된다. 이런 구조 덕분에 도덕적 해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존 보험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 이같은 발상이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에는 수년 전부터 있던 것이다. 그는 이같은 새로운 보험플랫폼, 상품 등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보험계리사 자격증에 대형 보험사 직원이란 안정적인 타이틀을 뿌리치고 창업을 택한 이유다.

오 대표는 "자금이나 IT문제 등 회사운영 중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왜 내가 퇴사했지 몇 번이나 후회한다"면서도 "큰 회사에 있을 때보다 좀 더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개발을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 그 연장선으로 '썰전 보험판'과 같은 팟캐스트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보험 콘텐츠는 보험회사나 설계사 시각에서 만들어진 마케팅 성격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앞으로 소비자가 궁금할만한 보험이슈 썰을 제대로 풀어보겠다. 기대하시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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