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AT&T-타임워너 인수 美 미디어빅뱅…韓 미디어업계 '촉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폭스미디어 놓고 컴캐스트VS디즈니 경쟁 시작]

미국 대형 통신사 AT&T가 타임워너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미국 미디어 시장에서 인수합병(M&A)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AT&T의 경쟁사 컴캐스트도 폭스미디어 인수에 뛰어들면서 디즈니와의 경쟁에 불을 붙였다.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VoD(주문형비디오) 이용 확산 등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 환경을 미국 당국과 사법부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 빅뱅의 서막이다. 규제 장벽과 M&A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에 갇혀 있는 국내 방송통신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AT&T, 타임워너 품다…미디어 시장 ‘지각변동’=미국 최대 케이블업체인 컴캐스트는 13일(현지시간) 21세기 폭스미디어를 650억 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말 디즈니가 폭스미디어에 제안했던 인수 가격(524억 달러)보다 24% 가량 높다.

컴캐스트의 이번 제안은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사실상 승인하는 미국 사법 판결이 나온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전날인 12일 “미 법무부가 이번 인수합병이 유료 TV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것이라는 합병반대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사실상 승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AT&T는 미국 2위의 이동통신가입자(1억1465만명)를 거느린 통신사업자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AT&T는 기존 자사의 디렉트TV 외에 CNN, TBS, TNT 등을 비롯한 타임워너의 터너네트웍스와 최고의 인기 프리미엄 네트워크인 HBO까지 확보함으로써 미국 최대 방송 플랫폼 사업자로 부상하게 됐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간 M&A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합종연횡 활발…국내에서는?=글로벌 방송통신 사업자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송 채널 대신 OTT나 VOD 등 인터넷 기반의 신규 미디어가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부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미디어 플랫폼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 케이블·통신·콘텐츠 기업간 M&A가 본격화되고 있는 이유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글로벌 거대 IT 기업 역시 천문학적인 규모의 제작 투자와 기업 M&A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약 1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으며, 올해에도 80억 달러를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전통적인 콘텐츠 강자였던 지상파 방송사들의 영향력은 급격히 위축됐고 IPTV를 내세운 통신 사업자들과 전통 유료방송 매체인 케이블TV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와중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서비스의 파상공세에 전통 사업자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미디어 시장에서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규제 장벽과 M&A에 부정적인 업계 시각 등에 발이 꽁꽁 묶여 있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시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에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다만 정권 교체로 규제 환경이 다소 변했고 오는 27일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로 폐지되는 등 규제 완화로 하반기 유료방송 M&A 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블업체 딜라이브는 공식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섰고, 케이블TV업계를 상대로 한 통신사들의 M&A 저울질도 수면 밑에서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