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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신한은행 서울시금고 선정, 갈수록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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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제안서에 전산사고 이력 누락…전산시스템 6~8개월 내 구축 논란

서울시 심의위 “결과 바뀔 변수 아니지만 추가 검토”…지난달 계약 무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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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선정 결과를 두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1금고로 선정된 신한은행이 과거 전산사고 이력을 누락한 채 서울시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연내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신한은행의 이행계획서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경쟁에서 탈락한 은행 측이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1금고로 최종 선정된 신한은행과 당초 계약 마감 시한인 지난달 30일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부터 4년간 32조원가량의 일반·특별회계 관리를, 2금고인 우리은행은 2조원가량의 기금 관리를 맡는다.

최종 계약이 미뤄진 이유는 신한은행이 입찰제안서에 담아야 할 과거 전산사고 이력을 일부 누락해 서울시에 제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우리은행 측은 시금고 선정 결과가 나온 이후 이와 관련한 사실조회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최종 계약 전날인 지난달 29일 심의위원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의위원 12명 전원이 검토한 결과 선정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전산사고 이력을 포함해 신한은행의 전산시스템 개발 역량 등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하면서 계약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산 관련 배점은 100점 만점에 7점이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을 1점 차이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이 전산사고 이력을 제대로 기재했다면 해당 배점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1금고 선정 결과도 바뀌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은행 측의 주장이다.

신한은행이 이행계획서에서 밝힌 시금고 전산시스템 구축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한은행은 이행계획서에서 6~8개월이면 우리은행이 관리해온 기존 시금고를 대체할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처럼 규모가 큰 기관의 지방세 등 수납업무를 직접 처리해 본 경험이 없는 신한은행이 연말까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실제 서울시금고 관리 시스템을 보면 인터넷 납부시스템(ETAX)과 스마트폰 납부시스템(STAX) 등 종류만 16가지다. 시중은행(22개), 카드사(14개), 금융결제원 등 외부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100년 넘게 시금고를 운영한 우리은행도 매년 60여명의 인력과 100억원 넘는 비용을 지출해왔다”며 “전산시스템 개발 6개월, 테스트 3개월 등 새로운 시스템 구축까지 최소 9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1월 신한은행이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을 때 크고 작은 전산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금고 심의위원들도 시스템 구축에 7개월가량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일어나지도 않은 결과에 대해 막무가내식 주장을 펼치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금고 입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IT금융경영학과)는 “지표와 배점 등 시금고 평가 기준을 좀 더 명확하게 해서 입찰에 탈락한 이들도 결과에 수긍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또한 은행 입장에서 시금고 선정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간과 인력, 비용부터 먼저 투자해야 하는 단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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