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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10억 이상 고액계좌 총액 500조 육박…투자처 못 찾아 뭉칫돈 은행에 ‘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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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 이상의 고액 계좌가 급증하면서 이들 계좌의 총 예금 규모가 5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11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 예금은 499조1890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3조3160억원 증가한 것이다. 또 계좌 수는 6만2000개로, 1년 새 2000개가량 늘었다.

10억원 초과 계좌의 총 예금 증가폭을 보면 2013년에는 전년보다 14조1110억원 감소했으나,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한 2014년부터 4년 연속 30조원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저금기 기조에도 불구하고 당시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이 은행에 몰린 것으로 관측된다.

또 10억원 초과 계좌의 증가세는 다른 예금과 비교해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계좌의 예금액 증가율은 7.2%로, 전체 저축성예금 증가율(4.7%)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1억원 이하 계좌의 증가율은 3%,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3.2%에 머물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 강화 등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있고 주식시장 역시 기업 실적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찾기 어렵다”며 “정책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과 자산가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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