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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애플 ‘스마트폰 중독’ 막을 솔루션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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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운영체제 ‘iOS 12’ 공개

애플이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사용제한 기능 등을 앞세운 운영체제 ‘iOS 12’를 선보였다. 모바일 중독을 통제할 솔루션을 운영체제에 담은 것은 이례적으로, 주주들의 관련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얼굴 형상을 트래킹해 만든 이모티콘은 앞서 나온 삼성전자의 AR(증강현실) 이모지를 견제한 듯하다.

애플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이런 내용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앱 리미츠(App Limits)’ 기능이다. CNN머니가 “마치 베이비시터 같다”고 평가한 해당 기능은 사용자가 설정한 시간만큼만 앱을 쓸 수 있도록 해 테크 중독(Tech Addiction)을 막는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제한을 하루 한 시간으로 설정해 두면 그 이상은 앱이 작동되지 않는 식이다. 사전에 ‘5분 남았다’는 경고를 보내며, 부득이하게 계속 써야 한다면 연장(익스텐드) 버튼을 눌러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엔 ‘다운타임’을 설정해 모바일 기기 작동을 막는 기능도 포함됐다. 앱 사용시간을 주간 단위 통계로 제공해 몇 주간 형성된 ‘모바일 루틴’에 따라 자신에 맞는 앱 리미츠를 걸 수 있도록 했다.

세계일보

애플의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VP)은 WWDC 기조연설에서 “사용자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쏟아붓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AR와 페이스 트래킹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얼굴 특성을 살린 움직이는 이모티콘 ‘미모지(Memoji)’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 갤럭시 S9에서 먼저 시도한 AR 이모지와 비슷한 개념이라 견제구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의 AR 이모지 역시 이보다 먼저 나온 애플의 애니모지를 벤치마킹한 측면이 있어 원조 논란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미모지가 귀여운 느낌을 강조한 만화 같은 이미지 묘사에 초점을 맞췄다면 삼성의 AR 이모지는 본인의 모습을 좀 더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이 다르다.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는 사용자가 설정한 한 단어로 된 명령어만으로 숏컷(바로가기) 작동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했다. 현지 정보기술(IT) 매체들은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가 시리보다 더 간결하게 대답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식한 조치 같다”고 분석했다.

아이폰에는 ‘그룹 페이스타임’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비디오 채팅을 32명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룹 알림도 가능해져 하나의 앱에서 동시 알림을 보낼 수 있다.

iOS 12에서는 실행 속도가 앱 40%, 키보드 50%, 카메라 70%까지 빨라진다고 애플은 밝혔다. 배포 시기는 2018년형 아이폰이 출시되는 가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보급형 모델 아이폰SE2, 아이패드, 맥북 등 하드웨어 신제품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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