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채용비리’ 현직은행장 구속 위기…숨죽인 은행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 오늘 영장 심사 / 수사받는 국민·신한도 예의주시

세계일보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앞두고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칼이 은행장을 직접 겨누자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함 행장의 영장실질심사는 6월 1일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30일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외이사 또는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들을 사전에 공고되지 않은 전형으로 채용하거나 임원면접 점수를 높게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나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인사부장이던 강모 본부장은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채용비리 의혹을 받던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불구속기소된 선례를 들어 함 행장에 대한 영장도 기각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안심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2013년 지원자 추천 내용에 ‘(회)’가 표시돼 있었고, 회장이나 회장실을 의미한다는 진술이 있었다. 김 회장은 지난 29일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하나은행 측은 “영장 실질심사 결과와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모두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세계일보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이 ‘선처 탄원서’ 양식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쓰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함 행장이 평소 조직에 헌신해 왔으며 잘못한 부분은 개선 중이고 은행 직원들이 낙담하지 않도록 선처를 부탁한다는 내용을 적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였다”며 탄원서는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의 속내도 복잡하다. 특히 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의 한복판에 서 있다.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이었던 윤 회장의 증손녀가 최종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국민은행 인사팀장 오모씨와 HR총괄 상무 권모씨, 전 부행장 이모씨를 구속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 금감원 조사에서 22건의 특혜 채용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서울동부지검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