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눈처럼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인공 생체 소재를 개발했다. 눈의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를 대신할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시각 장애인 환자를 위한 인공 망막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김재헌 박사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송현석 박사, 서울대 박태현 교수와 공동으로 빛과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인공 광수용체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18일 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망막 원추세포에 있는 광수용체 단백질 3종류와 간상세포의 광수용체 단백질 1개를 만드는 유전자들을 실험용 인간 세포에 주입했다. 세포를 배양하자 표면에 광수용체 단백질들이 돌기처럼 나타났다. 이를 잘라내 전기가 잘 통하는 소자인 그래핀 위에 겹겹이 쌓아올렸다. 그래핀은 탄소 한 층으로 이뤄진 평면 물질로 강도가 높으면서 전기가 잘 통한다.
연구진은 광수용체·그래핀 결합체에 빛을 비추면 사람의 눈이 가시광선 빛을 감지하는 것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광수용체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그래핀으로 받아 분석해본 결과, 빛의 삼원색(빨강·초록·파랑)과 명암에 해당하는 파장대에서 신호가 강하게 나타났다.
김재헌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 생체 소재는 사람의 시각에 가장 가깝게 모방할 수 있는 소재"라며 "향후 시각 질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인공 망막으로 개발될 경우 기존 인공 망막 기기보다 훨씬 효율이 뛰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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