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은 한국에 사형선고"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韓정부 요구하면 미군 떠날 것"

중국 역할론도 강조…"中 올바른 해법으로 이끌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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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대북 협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한국 정부가 철수를 요구한다면 미국은 떠날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2006~2008년 주한미군 사령관과 유엔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지낸 벨은 미국의 소리(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군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환영하고 필요로 할 때만 한반도 방어를 위해 남아있을 의무가 있다"며 "한국이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날이 온다면 미군은 한국을 떠날 것이다. 그 때부터 한국은 중국·북한에 대한 안보 문제에 직면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한국을 '사형'시키는데 서명하는 것과 같은 셈"이라며 "미국이나 한국의 누구도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역량과 막대한 병력으로 비무장지대 앞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떠나고 남북 간 가짜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북한은 이념침투·군사 공격을 통해 한국을 접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평화협정에는 비핵화 외에 북한군 병력을 상당 수준 감축하는 내용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지상군을 감축하지 않은 채 주한미군 철수를 논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북한이 주한미군의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병력을 줄이고 동맹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북한을 올바른 해법으로 이끌어 주기 바란다"며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을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꼽는 일부 비판 목소리에 대해 "평화는 유약함이 아니라 강력한 힘에서 나온다"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나오기 위해 우리 역량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북한을 싸우게 만드는 동기가 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벨 전 사령관은 또 중국의 의지 없이는 북한의 비핵화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전하며 "현상유지를 중요시하는 중국은 이 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심했고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의 간섭없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날이 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한국과 함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될 것이라면서 이 모든 것이 평화를 향한 노력을 진전시킬 의지가 없는 중국 때문이라는 점이 매우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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