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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쌀 한톨보다 작은 이 부품 덕에…삼성전기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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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김성은 기자] [올 매출 8.1조 영업이익 144%↑…내년까지 공급부족 지속, 3년 뒤 시장 14조원으로 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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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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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한 톨(15㎜)의 250분의 1 크기 전자부품 덕에 삼성전기가 봄날을 맞았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그 주인공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74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4.0% 늘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도 8조1428억원으로 19.1% 증가할 전망이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88억원, 1540억원으로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첫 실적을 기분 좋게 끊은 상태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8.5%, 영업이익은 503.1% 증가했다.

주가도 실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4일 코스피시장에서 장중 13만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5월 한달 동안 2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같은 실적 및 주가의 호조는 무엇보다 MLCC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75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0% 이상 늘었다. 모듈솔루션 사업부와 기판솔루션 사업부 매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각각 16%, 22% 증가했다.

MLCC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IT기기에 쓰이는 핵심부품이다. 최근 자율주행차, IoT(사물인터넷), 5G(5세대) 통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MLCC는 반도체에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으로 흘러들어오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만 흐르게 하는 일종의 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1대에 800~1000개, 자동차 1대에 1만2000~1만5000개가 들어간다. 가격은 와인잔 하나에 MLCC를 가득 담으면 1억~3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MLCC 생산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2.9% 수준의 성장이 예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급이 수요에 비해 10~15%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까지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자율주행차 확대와 IT기기 고도화 등으로 글로벌 MLCC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억달러에서 2022년 163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MLCC 평균가격은 0.49엔으로 1년 만에 29%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서도 글로벌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MLCC 시장은 삼성전기와 일본의 무라타, 타이요유덴 등 4개사가 90%를 과점한 구조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의 2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용 증설 경쟁이 한창이다. 전장용 MLCC는 IT용보다 단가가 4배가량 높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공장에 전장용 라인으로 증설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일본 무라타도 지난달 초 IT용 보급형 생산량을 50% 감축하기로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MLCC 시장은 과점 구조와 수요 급증 면에서 메모리반도체 D램 시장과 매우 비슷하다"며 "현재 8조원 규모의 시장이 3년 뒤면 14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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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개발한 '0603' 규격의 MLCC를 와인 잔에 담은 모습. 와인 잔에 담긴 MLCC의 가치는 약 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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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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