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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터키가 분홍빛으로 물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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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르타 여행 ② 장미 오일 생산지

뉴스1

터키 이스파르타의 장미밭©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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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르타(터키)=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지금, 터키에 가면 장미꽃 만 송이를 받아보진 못해도, 장미 꽃잎 더미 위에 누워 뒹굴어 볼 수는 있다.

5월 중순, 터키 남서부에 있는 이스파르타(Isparta)는 도시 전체가 활짝 핀 장미로 가득하다. 색도 천차만별이다. 흔한 새빨간 장미부터 분홍, 흰색, 노랑, 파랑, 보라, 형광주황 등 세상에 있는 색이란 색을 장미로 만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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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오일은 오로지 분홍 장미로만 만들어지는데 두 가지 종을 섞어 사용한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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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많은 장미가 있는 이유는 이 도시가 전 세계 장미 오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어서다.

장미밭은 약 2만8000헥타르로 인구의 1만명 이상이 장미와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장미가 이 도시를 벌어먹이는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장미꽃잎 추출물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유명 화장품과 향수 브랜드에서 사용한다.

장미 오일의 효능은 많은데, 특히 여성 호르몬 분비 촉진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레오파트라가 장미 덕후(?)였던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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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에 한가득 담은 장미잎©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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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장미의 뿌리는 불가리아다. 1870년 '터키판 문익점'이라고 할 수 있는 뮤슈트자데 귈즈 이스마일 에파디가 불가리아의 반출금지령을 피해 장미 종자를 본인의 지팡이에 숨겨 이스파르타로 가져왔다.

이후 '터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대 대통령 케말 아타튀르크가 장미 오일 생산에 눈을 뜨면서, 장미 오일 공장들이 들어서게 됐다. 이곳의 오일 추출법은 불가리아와 장미 최대 생산지인 이란 등지로 전수된다.

5월 중순부터 6월까지에 이스파르타를 방문하면 현지 마을에서 직접 장미 오일을 추출할 장미꽃잎 따기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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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장미꽃 따기에 빠진 체험객의 모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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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터키인 체험객은 장미꽃을 머리에 얹고 찍은 인증 사진을 확인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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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마을이 '아르드츨르 쿄유'(Ardıçlı köyü)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이른 새벽부터 장미꽃 따기 작업에 들어간다. 만개하기 전 아침 이슬을 머금을 때 따야 짙은 향을 내는 장미를 수확할 수 있어서다.

이른 시간에도 주민들뿐 아니라 참여객들은 바구니를 들고 장미 잎 따기에 한창이다. 참여객들은 누가 더 많이 땄나 경쟁을 하기도 하고 장미를 귀에도 꽂고 머리에도 얹으며 황홀함에 잔뜩 취한다.

수확이 끝난 동시에 장미잎들은 인근에 장미 오일 공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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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농가가 만든 협동조합인 '귤빌릭'©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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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서 추출된 모든 꽃잎들은 6개의 농가가 만든 협동조합인 '귤빌릭'으로 모인다. 이 협동조합에선 '로센스'(Rosense) 장미 화장품 브랜드를 발매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장미 오일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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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댓자루에 담겨 옮겨 지는 장미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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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사용되는 장미잎은 320t. 장미오일과 장미수는 동시에 추출되는 데 재료는 장미와 물 둘 뿐이다. 4톤 장미잎에서 생산되는 오일은 겨우 1kg이다. 장미수는 꽃잎과 물을 같이 넣고 가열해 추출하는데 수증기가 증발하면서 잎의 무게 만큼 나온다.

협동조합 공장에 가면 공장임에도 장미 향으로 가득하다. 일정 시간이 되면 장미잎이 가득 담긴 포댓자루가 들어오는 데 마치 꽃시장에 와 있는 듯 향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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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댓자루를 열면 장미잎이 한가득이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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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직원이 오일 추출 기계에 포댓자루에 담긴 장미를 쏟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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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빛으로 올라온 물체가 장미 오일 추출물이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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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자루를 열면 다른 무엇 하나 안 섞인 100% 장미잎들이 가득차 있다. 얼굴을 들이대 보고 두 손 가득 안아 봐도 단 한 송이에도 설레게한 그 장미가 맞다.

이스파르타에서 생산되는 장미 오일 가격은 함유량에 따라 다르지만 1g에 최대 90리라(약 2만6000원) 정도다. 오일과 장미 수 외에도 미스트, 크림, 홈 스프레이, 핸드크림 등 다양한 형태의 화장품으로도 판매된다.

Δ이스파르타로 가는 가장 가까운 방법은?

이스탄불에서 이스파르타까지 육로로 이동하면 5시간 이상 소요된다. 시간을 단축시키려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터키항공은 '이스탄불~이스파르타' 노선을 매일 1회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1시간 10분. 안탈리아를 거쳐 가는 것도 방법이다. 안탈리아 공항에서 이스파르타까진 버스로 1시간 반가량 걸린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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