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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2차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운전대 잡으며 다시 만난 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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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제공|청와대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됐다는 속보가 나온지 이틀만에, 양측간 회담 재개의 불씨가 살아나고 남북이 2차 정상회담을 갖는 등 26일 하루 동안 3국 정상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화무쌍한 접촉을 가졌다.

외교현안이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급변한데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 미국을 상대로 과거에 비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한 대응을 이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나치게 순탄해 보였던 북미정상회담이 24일 취소되며 북한에 대한 불신이 확신이 되던 상황에서 벌어진 극적 반전이다.

우선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4일 오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하며 북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제스추어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김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 취소 통보를 하며 그 내막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공식적으로는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과 이에 대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가 문제가 됐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폐기를 강력히 권고하며 “김정은이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리비아 모델’처럼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미국이 리비아 카다피 독재정권을 축출하다 북한을 무력으로 제압할 수도 있다는 위협이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북한 최 외무성 부상은 24일 담화를 통해 “(펜스 부통령은)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다.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그야말로 ‘한반도의 봄’은 산통이 깨진듯 보였다. 하지만 첨예한 갈등은 하루만에 다시 봉합됐다. 이례적이다.

북한 김계관 제1부상은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면서 여전히 북미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일방취소에 완곡하게 대응한 것. 트럼프 대통령도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다. 당초 예정했던 6월 12일에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도 있다”며 즉시 화답했다.

북미가 조심스럽게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으려 움직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로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4·27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한달 여만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작은 꼬투리로도 냉탕과 온탕을 반복했던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이 서로 간의 교차점을 찾기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하루였다. 남과 북이 함께 한반도의 운전대를 잡으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한반도 정세가 그려지고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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