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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MB 측 "법원이 요청하는 날에만 재판 출석..재판 거부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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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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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법원의 요청에 따라 선별적으로 재판에 출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강훈 변호사는 25일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이 전 대통령과 접견을 마친 뒤 "증거조사 기일 중 재판부가 대통령께 묻고 싶은 것이 있는 날을 제외한 나머지 기일에는 안 나갔으면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3일 첫 공판에 출석한 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내용을 설명하는 조사기일에는 불출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강 변호사는 "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진심은 언제든 법정에 나가 진실이 무엇인지 검찰과 다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법원이 확인하고 싶은 게 있으니 출석해 달라는 요청을 변호인을 통해 하면 그 기일에는 출석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이런 내용의 불출석사유서를 직접 작성해 구치소를 통해 재판부에 제출하도록 조언했고,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사유서를 작성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요구를 재판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상 재판에 선별적으로 출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공판을 열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형사소송법은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궐석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뒤 구치소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이 규정에 따라 궐석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일에만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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