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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대구보건대의 ‘헌혈 나눔축제’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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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 20년째 캠퍼스 곳곳서 헌혈행사

올해도 800여명 릴레이 헌혈

동아일보

대구보건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17일 대구 북구 영송로 본관 1층 로비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 올해 20회를 맞은 헌혈사랑 나눔 축제에는 800여 명이 동참했다. 대구보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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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 임상병리과 3학년 강태우 씨(24)는 최근 대구경북적십자혈액원이 주는 헌혈 장학금을 받았다. 강 씨는 2년간 33번의 헌혈을 했다. 특히 교내에서 실시하는 ‘헌혈 축제’에 꼭 참여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50번 이상 헌혈을 하시고 정부가 주는 상을 받은 적이 있다”며 “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꾸준히 헌혈을 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적극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가 17일 헌혈사랑 나눔 축제를 개최했다. 올해 20회째. 대학 측은 1999년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행사를 시작했다. 매년 참가자가 늘면서 캠퍼스 곳곳에 헌혈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올해는 대학 본관 1층과 3층 대회의실, 교내 헌혈의집 등에서 학생과 교직원, 동문 등 800여 명이 6시간에 걸쳐 릴레이 형식으로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은 헌혈 침대 50여 개를 설치해 행사를 도왔다. 참가자들이 기부한 헌혈증서는 백혈병 소아암 환자를 위해 쓸 예정이다.

대구경북적십자혈액원은 20년을 맞은 이번 축제부터 학생들에게 헌혈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2년간 20회 이상 헌혈을 한 강 씨와 방사선과 2학년 우수진 씨(21·여), 보건의료전산과 2학년 이정민 씨(21·여) 등 3명에게 각 50만 원을 전달했다. 최근 2년간 우 씨는 32번, 이 씨는 23번의 헌혈을 했다. 우 씨는 “헌혈을 할 때마다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는 학생과 지역주민들이 즐겁게 헌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행사를 축제로 발전시켰다. 헌혈증서 기증자에게 경품을 선물하고 네일아트 같은 다채로운 이벤트도 같이 연다. 축제에는 최근까지 1만8000여 명이 동참했다. 학생들과 함께 헌혈을 한 김지인 간호학과 교수(51·여)는 “진정한 봉사를 하는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며 “헌혈은 건강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꾸준히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보건대의 나눔 실천은 헌혈 축제뿐만이 아니다. 11개 학과 학생들이 18개 봉사 동아리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다. 물리치료과의 ‘아름다운 사람들’ 동아리는 1999년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까지 회원 230여 명이 1만4000시간 이상 봉사했다. 2009년에 국내 최고 봉사상 권위를 자랑하는 아산청년봉사상도 받았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회복지과 동아리 ‘보아스’도 2010년 같은 상을 수상했다.

이 대학의 안경광학과는 지난해 6월 대구지방경찰청, 한국자유총연맹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새터민 안경 지원 사업’을 펼쳤다. 교수와 학생들은 새터민 62명에게 시력검사를 하고 맞춤형 돋보기와 선글라스를 선물했다. 이 학과는 매년 청소년과 어르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안경 지원 사업을 한다. 2009년부터는 경북 구미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 초등학생에게 안경을 선물하고 있다.

치위생과는 지역 어린이들을 초청해 무료 구강보건교육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물리치료과는 대구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지원한다. 대구보건대 임상시뮬레이션센터는 무료 심폐소생술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구지방경찰청과 병원, 주민, 사회복지기관 등 400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대구보건대는 봉사 관련 학점제와 졸업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학 기간 2년제는 16시간 이상, 3년제는 24시간 이상 봉사를 해야 졸업할 수 있다. 봉사를 많이 한 학생 1200여 명에게는 장학금 3억 원가량을 지급했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학생들이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보건(保健)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나눔 봉사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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