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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면역항암제 잘듣는 환자, 유전체 분석으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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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검사로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폐암 환자를 선별해 치료 과정의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정밀의학센터, 서울대병원, 마크로젠 공동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기반으로 하는 유전체 검사를 통해 폐 편평상피세포암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인 폐암 환자 101명의 폐 편평상피세포암 조직에서 DNA와 RNA를 추출해 NGS 기술로 분석한 뒤 유전체 변이와 유전자 발현량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암세포 주변의 종양미세환경(TME)과 암세포 유전체 복제 수 변이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규명했다. 암세포 증식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M2 대식세포'가 많이 발현하는 폐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유전체 검사를 통해 M2 대식세포 존재를 유전자 발현량(바이오마커)을 통해 파악하고 면역항암제에 효과적인 환자군을 간단히 선별할 수 있는 진단검사법을 고안해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나 암 관련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인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법으로 부작용이 작고 인간 면역체계를 활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도 좋다. 가격이 비싸고 효과를 보는 환자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면역항암제에 적합한 환자군을 찾는 선별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암세포에서 나오는 단백질 일종인 'PD-L1' 발현율을 바이오마커로 삼아 면역항암제의 유효성을 가늠해왔지만 발현율이 낮아도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가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하지만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진단검사법은 기존 PD-L1 발현율의 한계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정선 분당서울대병원 정밀의학센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NGS 유전체 분석법은 기존 PD-L1 발현율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바이오마커로서 몸에 맞지 않는 치료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불필요한 치료 비용을 줄여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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