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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현대차, 그룹 3세 승계 작업 빨간불..."지배구조 개편안 재추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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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반대 권고 결정적...외국계투자자 흔들
국민연금 반대 의견 전망에 개편안 포기

현대차그룹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분할·합병 주총을 불과 8일 남기고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그룹 3세 승계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2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현재 체결돼 있는 분할합병 계약을 일단 해제한 후 분할합병 안을 보완·개선해 다시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29일 열릴 예정이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임시 주주총회는 취소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 안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의 국내 A/S·모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안이었다.

이렇게 되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배력은 커지게 된다. 현재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으나,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개편안이 이뤄졌다면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합병법인 지분과 기아차 보유 현대모비스 지분 교환으로 약 9.6%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6.3%를 사재를 털어 사들이면 지분율은 16%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지난달 외국계 행동주의펀드인 엘리엇이 "분할 합병 비율이 합당치 않고 사업 논리도 부족하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합병해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면서 현대차의 지배구조안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전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ISS의 반대 권고가 결정적이었다. 현대모비스 주주의 절반가량(48.6%)이 외국인 주주들인데, ISS의 권고는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조선비즈

조선일보DB



여기에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사실상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물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의 지분 9.82%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로 이번 개편안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개편안이 자동차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순환출자 등 국내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란 것이다. 또 재편 과정에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1조원 이상의 세금을 내는 정공법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마련해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환원 정책도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다.

정의선 부회장도 입장 자료를 통해 “그 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며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해 개선토록 할 것”이라며 “어떠한 구조개편 방안도 주주 분들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강조했다.

김참 사회부장(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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