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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E★인터뷰] ‘레슬러’ 김민재, “믿고 보는 배우에서 ‘필요한 배우’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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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엔 멋있는 어른 되고파”

‘레슬러’ (감독 김대웅)배우 김민재가 뜨거운 열정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충무로 최고 흥행 보증 수표 유해진과 만나 찰떡 부자 호흡을 뽐낸 것.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반항하기도 하지만 아빠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아들 ‘성웅’ 역으로 분한 김민재는 전국 랭킹 1위의 촉망받는 레슬러 역할을 위해 매일 3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내며 직접 모든 레슬링 기술을 소화했다. 태닝은 물론 근육량도 늘리고 체중도 5㎏ 늘리며 실제 레슬링 선수들이 하는 운동만 주로 했다. 온 몸을 불태우는 후배를 본 유해진은 ‘이 작품만 하고 끝 낼 거냐’며 몸을 좀 더 아끼라고 말 할 정도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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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오로지 “레슬링 선수가 돼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털어놨다.

“배우가 다칠 것을 염려하면서 몸을 사리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액션을 해본 적은 없어서 노하우가 없었던 것도 있어요. 기초체력도 없으면 안 되니 스쿼트도 종류별로 하면서 하체 근육을 키워갔어요. 낙법과 줄넘기도 매일 했구요. 실제 선수처럼 훈련을 받았죠. 레슬링이란 게 합을 맞춰가는 운동이라 제가 이번 영화에서 할 수 있는 건 노력하는 것 뿐이었어요.”

김민재가 ‘레슬러’란 영화에 매력을 느꼈던 이유는 성웅 캐릭터에게서 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신간에 느끼는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로 더더욱 참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나서부터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꼭 하고 싶다’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저희 부모님이 영화 속 귀보 씨와는 다르시지만, 제가 하는 일을 많이 사랑하고 지지해주시거든요. 지금은 어리니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실 때도 있는데 저는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럴 때면 부모님의 사랑과 애정이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다가올 때가 분명 있더라고요. 그래서 성웅이의 모습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제 또래의 자녀들은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 같았고, 영화로서 간접적으로 느끼고 싶었어요.”

영화는 아들의 금메달이 곧 자신의 꿈이라 생각하고 뒷바라지 해온 지 20년째인 아빠 ‘귀보’와 그런 아빠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것이 자신의 꿈이 된 아들 ‘성웅’이 부딪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극 후반부에 폭발하는 부자 케미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김민재의 첫 주연작 영화를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유를 알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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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역시 배우로서 이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유해진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감정이 전해진다는 걸 느꼈던 장면이자, 연기가 아닌 실제로 울었던 장면입니다”며 특별한 감회를 밝혔다.

“성웅이 입장에서 서운함과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 전에 아버지 역 해진 선배님과 몸을 비비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그런 게 감정이 쌓이다보니까 성웅이로서, 또 김민재로서 울 수 있었어요. 컷 하고 나서도 구석에서 한참을 울었으니까요. 제가 원래 잘 울지 못하는 성격인데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울 수가 있구나’ 싶었어요. 유해진 선배님이 끌어주신 감정이라 더욱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실제로는 ‘딸 같은 막내아들’이라고 밝힌 김민재는 “언제나 가족이 1순위이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뭔가 저의 원동력이랄까. 제가 잘 해냈을 때 가장 행복해하시는 분이 바로 부모님이고 형이거든요. 또 제가 가장 힘들 때 돌아갈 곳도 집이란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가족들이 행복한 게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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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부모님은 VIP 시사회를 통해 아들의 영화 ‘레슬러’를 관람했다. 김민재를 울게 한 그 장면에서 또다시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고 버텼다고 했다.

“엄마, 아빠 두 분 다 영화를 보고 우셨어요. 특별한 말을 해주시기 보단 ‘우리 아들 기특하다’는 말만 해주셨어요. 서로 영화를 보고 느꼈던 감정이 그 한마디로 전달 됐어요. 아들이 왜 이 영화를 했는지 충분히 느끼셨을 것 같아 좋았습니다.”

가수 연습생 시절을 거쳐 배우의 길을 선택 한 그다. ‘도깨비’의 고려시대 왕, ‘낭만닥터 김사부’의 간호사, ‘위대한 유혹자’의 금수저 악동까지 차곡 차곡 연기력을 쌓아왔다. 이어 이번 첫 스크린 데뷔를 열정적으로 마친 김민재는 믿고 보는 배우, 필요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천천히 성장해서 한걸음 나아가고 싶어요. 그렇게 믿고 보는 배우,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목표에 다가가기까지 조급해하고 싶지 않아요. 다양한 연기를 배우가면서 튼튼하게 쌓아가고 싶어요. 사람들이 이 배우의 작품을 다시 찾고, 이 배우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믿고 보는 배우인거잖아요.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에게 많은 감정과 감동을 받았고, 그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사람들에게 필요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함께 울고 웃으면서 행복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40대요? 멋있는 어른이 된 제 모습을 그려봅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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