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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60조원 회사’ 구본무 회장 장례식에 조화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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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일 구 회장 장례식 이틀째 진행…내일 발인

유해 화장하기로…임직원 외 대통령·총리 등 조화

반기문·최태원·정의선·박용만 등 빈소 찾아

‘조촐한 장례식’ 구회장 유지…생존 부친 의식한 듯



한겨레

구본무 엘지 회장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모습.(오른쪽은 아들 구광모 엘지전자 상무) 엘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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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엘지(LG)그룹 회장의 이틀째 장례식이 21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발인은 22일이고, 장지는 유족들 요청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구 회장 유해를 화장하기로 했다.

이날 장례식장에 자리잡은 조화는 7개였다. 엘지그룹 임직원 명의의 조화 1개와 범엘지 계열인 지에스(GS)그룹 회장, 엘에스(LS)그룹 회장, 엘아이지(LIG)그룹 회장 명의 조화 3개,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명의 조화 3개 등이었다. 엘지그룹 관계자는 “애초 어제 오후까지 5개였는데, 어젯밤 늦게 이낙연 총리의 조화가 왔고 정세균 국회의장 명의의 조화도 왔다”며 “유족들이 조화와 조문을 받지 않기로 했는데, 도저히 거절할 수 없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도 매우 적었다. 주로 엘지가 가족이거나 구 회장과 생전에 인연이 있던 외부 인사들이었다. 엘지그룹 임직원 중에서는 부회장급 임원이 몇몇 사장들과 함께 조문하고, 그 외의 임직원들은 조문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에서 별도의 추모 행사 등도 하지 않는다.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석채 전 KT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반 전 총장은 “구 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외교보좌관 시절 해외 출장을 가던 비행기에서 옆자리였다”며 “좌석 위에 전등이 안 들어왔는데 회장님께서 ‘나는 자료 안 보는데 보좌관들은 봐야 하니 바꾸겠다’고 해 자리를 바꿔주셨다”고 말했다. 엘지상사 부회장을 지낸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전날에 이어 이틀째 빈소를 찾았다.

구 회장 장례식이 이렇게 단출하게 진행되는 것은 과도한 의전을 싫어했던 구 회장의 생전 바람 때문이다. 통상 유력인사의 장례식장에는 수천 명의 조문객이 찾고 수천개의 조화가 배달되곤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식 때는 2100여개의 조화가 배달됐다.

또 그의 부친인 구자경(93) 명예회장을 의식한 조처이기도 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교적 전통이 강한 엘지가에서 구 회장이 아버지인 구 명예회장보다 먼저 별세해 더욱 엄격하고 단출하게 장례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명예회장은 고령에 거동도 불편해, 구 회장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충남 천안의 자택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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