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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로봇 트랙터로 밭 갈고, 드론으로 농장 관리… 無人 농업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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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노구치 노보루(왼쪽), 랠프 프리체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심해지는 식량난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입니다."(이원석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

"가까운 미래에 농부는 로봇과 드론(무인기)을 관리하고 기후와 수확량 등 농업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를 뜻하는 단어가 될 겁니다."(친장 미국 워싱턴주립대 교수)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는 90억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농촌 인구 고령화로 노동력은 감소하고 있고, 경작지 면적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식량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지난 1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의 '로봇 농업의 현재와 미래' 세션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첨단 농업 연구와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무인(無人)으로 24시간 농작업이 가능한 로봇 농업이 현실화하면서 농업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빅데이터·인공지능이 바꾸는 농업

로봇 농업 전문가인 이원석 교수는 미 플로리다의 감귤 농장에 적용된 자율주행 로봇과 딥러닝(심층 학습)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자율주행 로봇은 밭 사이를 누비면서 감귤나무를 정밀하게 살피고 데이터를 수집한다"면서 "해가 거듭되고 데이터가 쌓이자 로봇은 감귤에 치명적인 감귤 녹화병 같은 각종 질병 발생까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드론을 활용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특수 제작한 카메라를 드론에 달면서 잎사귀 하나, 과일 하나까지 구별하는 영상을 얻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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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대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 주행 로봇 트랙터. 4대가 짝을 지어 밭 갈기부터 수확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낸다. 일본 정부는 이 로봇 트랙터를 2020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일본 홋카이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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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치 노보루 일본 홋카이도대 교수는 자율주행 로봇 트랙터를 공개했다. 4대가 함께 움직이는 이 로봇 트랙터는 농장에서 밭 갈기, 씨 뿌리기, 물 뿌리기, 수확 등의 작업을 진행한 뒤 창고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스스로 해낸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 농업 인구는 5년이 지나면 현재 175만명에서 15%가 더 줄어들 전망"이라며 "일본 정부는 2020년부터 로봇 트랙터를 대규모로 농가에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해 로봇 트랙터 관련 안전 규제까지 마련했다"고 말했다.

르 앤 블롬버그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보급하고 있는 첨단 농업·축산업 기술의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블롬버그 부소장은 "위성·드론 촬영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지역·작물별로 최적 수확 시기를 2주 전에 농가에 알려주고 있다"면서 "젖소의 유전체 분석, 자동화한 사육 시스템 등을 이용해 젖소 한 마리에게서 얻을 수 있는 우유와 유지방 함유량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달에 농장 만들어 화성에 식량 보급"

'지속 가능 농업: 지구 너머의 가능성' 세션에서는 랠프 프리체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로젝트 매니저가 "현재 기술로는 우주인 6명이 화성에 가려면 우주선에 식량을 12t 실어야 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달 궤도에 세운 농장 겸 우주정거장에서 작물을 키운 뒤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NASA는 '게이트웨이'라고 하는 이 정거장에 2027년부터 사람이 거주하도록 할 계획이다. 프리체 매니저는 "화성에 감자를 심고 수확하는 영화 '마션'과 같은 일이 현실이 되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화성 토양 성분이 지구와 다르기 때문에 영화 그대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조건을 시험해본 결과 상추와 토마토가 우주인들이 가장 먼저 자급자족할 식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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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이 구상하고 있는 화성 농장 상상도.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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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농촌진흥청 차장은 "2020년까지 한국에 있는 5만여 온실을 모두 원격 관리와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팜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곤충이나 약용 식물을 식량으로 활용하는 분야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defy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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