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 더 늘었다

LG硏, 韓 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 분석

번 돈으로 이자 못내는 '좀비기업' 증가

"좀비기업 퇴출 감안한 구조조정 필요"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이 최근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부채상환 능력이 높은 기업은 개선 추세가 지속됐지만, 반대로 낮은 기업은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습이어서 우려된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이 20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은 2016년 19.2%에서 지난해 22.3%로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 1 이하라는 것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지급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원금상환 능력 추이도 비슷했다. 차입금/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배율이 5 이상인, 다시 말해 차입금 부담이 과도한 기업은 같은 기간 27.4%에서 28.5%로 늘었다.

신용 위험을 둘러싼 기업간 양극화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지급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백분율 순위 80%에 해당하는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12년 17.0에서 지난해 34.3으로 지속 상승했다. 다만 백분율 순위 20% 기업의 경우 2012년 -0.3에서 2016년 0.8로 높아졌지만, 지난해 0.5로 하락했다. 백분율 순위를 20%씩 구분해보면, 80%를 제외하고 지난해 모두 하락했다.

원금상환 능력 지표도 유사했다. 상위 20% 기업은 0을 유지했다. 차입금 없이 경영을 했다는 의미다. 반면 하위 20% 기업의 경우 2012년 7.9에서 2016년 6.6으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6.8로 다시 올랐다.

빚 갚을 능력이 낮은 기업의 존재는 곧 금융시장에 부실 위험이 잠복해 있다는 뜻이다. 실적 악화 혹은 금융 불안이 발생할 경우 단기 유동성 부족 탓에 부실이 표면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생존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불가피할 경우 퇴출까지 감안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