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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Startup’s Story #412] 라이프스타일 공간 혁신을 꿈꾼다, 오티디코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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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설립 4년 만에 연매출 800억 원을 바라보는 기업이 있다. 서울 광화문 D타워, 건대 스타시티 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티디코퍼레이션(이하 오티디)이다.

이 회사는 건물의 유휴공간 또는 오래된 푸드코트를 개선해 공간을 큐레이션해 운영한다. 맛집 편집샵이라 할 수 있는 오티디식 매장은 건물 특성을 분석해 다른 컨셉을 부여한다. 여기에 매장 데이터를 보며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까지 고려 중이다.

오티디 코파운더이자 상업시설 전문가인 사공 훈 상무를 만나 부동산 디벨로퍼 시장에서 저력을 발휘하는 오티디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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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 훈 오티디코퍼레이션 상무/사진=플래텀 DB

오티디는 공간까지 컨설팅 하는 ‘셀렉다이닝’을 표방한다.

푸드코드하면 이동 길목에서 요기를 때우고 가는 곳이란 인식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기업이 뛰어들었다. 주로 급식 납품 업체가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로 푸드코트를 재정비한 거다. 이를 두고 우린 2세대라 말한다.

여기서 확장한 것이 유명 맛집을 모아 만든 3세대 형태다. 주로 백화점 지하에서 볼 수 있는데, 다양한 음식 브랜드를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이 공간은 상업성이 낮다. 유명한 브랜드를 모으기 위해선 기업의 희생이 필요하다. 입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해가면서 불러들이는 방식이고 관리비용도 많이 든다. 결국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대중이 3세대 푸드코트 형태를 즐겨 찾는다. 수익성이 확보되면 성장이 가능한 배경이다. 이에 외부에서 푸드코트를 운영하고 대중화해 자생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려고 했다. 그게 셀렉다이닝의 시작이다.

‘위워크의 리테일버전’으로도 불린다고.

위워크은 부동산 시장이 원하는 모델이다. 위워크가 들어가면 건물주는 밀도 높은 부틱 오피스를 통해 부를 얻는다. 임차인 입장에서도 나쁠 게 전혀 없다. 건물주와 점주 니즈를 각각 맞춘다는 점에서 성격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오티디를 있게 한 프로젝트는 뭔가.

여러 개 있지만, 최초로 유휴공간의 효율성을 높인 프로젝트가 떠오른다. 몇 년 전 자양동 모 건물 3층을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그 건물 2층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있었다. 보통 쇼핑몰은 시네마가 제일 위에 위치해있다.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심리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 건물은 반대로 설계돼 방문객이 적었다. 업체 측에서 공간을 살리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봤으나 모두 실패했고 결국 몇 년 간 비어있었다. 이 때 우리가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과를 냈다. 25개 지점을 운영하는데 큰 계기가 된 듯 하다.

부동산 업계의 화두는 상업시설을 채우고 활성화 하는 거다. 우리 이를 해결하는 콘텐츠를 가졌다고 인정 받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4,5호점을 냈을 때 살펴보니 어떤 공간은 고수해오던 매장 컨셉이 맞지 않았다. 대중적인 것보단 덜 알려졌더라도 트렌디한 브랜드 구성이 알맞겠다고 판단해 수제맥주 매장을 입점시켰다. 이태원, 압구정 등에서 인기 많은 곳을 채워 운영하니 입소문이 빨리 났다. 웨이팅이 필수일 정도로 유명해지자 그 공간 전체가 유행의 중심에 서게 됐다. 결국 그 곳은 아케이드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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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으로부터 ‘파트너’로 인정 받고 있다고.

파트너로 모 대기업 푸드코트를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리조트 푸드코트 컨설팅도 했다. 유통 대기업에선 우릴 경쟁사라고 볼 수도 있는데 손을 잡고있다. 스타트업 혹은 신생 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사례로도 볼 수 있는 듯 하다.

다른 사례지만, 분식 브랜드 중 우리의 가맹 1,2호점이었던 곳이 나가서 더 잘됐다. 입점 매장이 잘 되면 신진 브랜드를 발견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니 상부상조라 여기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디스트릭트 Y’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건가.

종로의 한 공간을 운영해보니 아케이드 전체를 맡아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생각으로 조성한 것이 디스트릭트 Y다. 건물 주변은 비역세권이었고, 역에서 건물까지 가기는 거리가 조금 어중간했다. 이 때문에 1년간 임대 유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때 우리가 아케이드 전체를 맡아 진행했다.

여의도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IFC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디스트릭트 Y는 IFC와 같은 좋은 위치도 넓은 공간도 아니다. 하지만 유의미하다고 본다. 한국에서 부동산 가치는 위치와 용적률로 매겨진다. 특히 용적률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그런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지하는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지하 활성화 솔루션 하나만으로 땅 가격이 변한다. 지하가 개발되면 발전 가능성 높은 건물이 되는 거다. 때문에 디스트릭트 버전은 건물주에게 유용하다. 실제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건물은 준공 1년만에 원래 가격보다 800억 원 오른 가격으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디스트릭트 Y가 높은 가격에 거래된 이유는 장기계약이 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티디가 전체 임대했다.

건물주에겐 매력적인 제안이다.

우린 향후 시행사, 자산 운용사와 함께 초기 단계부터 개발하려는 프로젝트도 논의 중이다. 그렇게 되면 단순 푸드코트 운영이 아닌 건물 자체 가치를 올려주는 일을 하는거다. 부동산 디벨로퍼라고 봐도 무방하다.

창업한 지 4년 만에 연 외형매출 8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그 중 150억 원 정도가 실질적 매출이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7~800억원, 실질적인 매출은 3~400억원 정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매출은 공간에 입점한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 및 관리비로 구성돼 있다.

매출의 규모 및 성장세가 눈에 띈다.

플랫폼 사업이기에 가능했다. 공간에 적용 가능한 광고 유치 및 팝업 매장, 식당 식자재 소싱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원활히 돌아가는 배경은 좋은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 초반에 대표와 나, 둘이서 시작할 때만 해도 사무실 없이 일했다. 인재도 늘고 있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투자를 받기 까지 꼬박 3년 걸렸다고.

2014년 4월에 창업해 지난해 3월 첫 투자를 유치했다.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우리가 하는 일과 목표가 무엇인지, 기존 푸드코트와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대기업이 경쟁 상대인 점 등 사업을 둘러싼 여러 쟁점을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다. 시장의 수요가 사업성을 검증해 준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현재는 우리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고마운 일이다.

이 사업은 방법만 알아서는 못 할 것 같다.

오버더디쉬의 성공 이후 여러 곳에서 협업 제안이 와서 사업제안서를 많이 보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업서를 가지고 사업을 하려는 곳도 있었다. 물론 잘 안 됐다. 이 사업은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물 내에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키거나 준비하는 건 쉽다. 하지만 장기간 차질 없이 하는 게 핵심인데 겉만 카피해서는 하기 어렵다. 우리도 처음부터 노하우가 있었던 건 아니다. 4년 간 30여 개 장소를 운영하며 쌓아온 결과물이다.

공간 컨설팅 사업인 만큼 자본금도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등 사업 전개가 어려웠을 텐데.

디스트릭트 Y, M의 경우 설비 투자에만 4-50억원 정도 든다. 푸드코트도 마찬가지다. 설비 및 임대 유치까지 다 하려면 품이 많이 든다. 스타트업으로선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사업성과가 나왔고 업계에서도 인정받았다. 무모함이 현재의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유서 깊은 다른 업체도 많다. 그런데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근간은 뭘까.

기존 자산 운용사는 오피스를 사고 나면 전문 업체에게 임차인 유지 업무를 맡긴다. 문제는 예상만큼 좋은 업체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높은 수수료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아무 브랜드 입점만 시켜놓고 계약하는 순간 수수료만 받고 일을 끝낸다. 사후 책임을 지지 않기에 부작용이 발생하는 거다. 그에 비해 오티디에선 임대 유치부터 운영, 계약 모두 맡아 진행한다. 건물주 입장에선 풀서비스를 제공받는 셈이다.

기존 리테일 시장은 브랜드를 위한 공간을 찾아 다녔지만, 우리는 공간을 보고 그 공간이 좋으면 거기에 맞는 브랜드를 넣는 방식으로 갔다. 공간을 대하는 기준점이 다르다고 본다.

운영 중인 매장에 부침이 있을 때마다 관리를 하면 손실이 날 것 같은데.

매장은 상황과 유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유용하게 교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공용 홀은 특별히 손대지 않고 주방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교체를 한다. 어차피 주방은 업종만 비슷하면 특정한 집기 몇 개를 제외하면 매장마다 비슷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는 점주에게도 좋다. 기존의 방식이라면 권리금을 걸어놓고 사업을 해야 하지만, 우린 덜 내면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크게 성공을 할 수도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할 때 최소한의 피해로 끝내게 했다. 상생을 위해서다.

이번에 새로 오픈하는 성수연방은 어떤 공간인가.

온라인으로 확장하려는 업체를 위한 공간이다. 그리고 누구나 와서 쉬고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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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운영 중인 푸드코트 콘셉트와는 조금 다르다.

더 큰 부지를 운영할 때 푸드코트만으로는 가치를 이끌어내기엔 한계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 전체적인 공간에 F&B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지니게 하자는 게 목표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성수연방이다.

홍콩과 미국에서 제안이 왔다고 들었다.

뉴욕과 도쿄 등 해외서 셀렉다이닝의 의미가 확산되며 우리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부지런히 성장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 한다.

운영하는 동안 사람 때문에 회의감을 느낀적도 있을텐데. 어떤 조직을 추구하나.

전체 팀원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정확히는 그들의 딸린 식구를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을 거라 믿는다. 우리의 초심은 ‘재밌게 일 하되 돈만 좇지 않는다’다.

어떤 회사원이라도 회사다운 회사를 다니는 게 바람일 거다. 당장 내가 그랬다. 사업을 하며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구성원이 만족하는 곳 말이다.

오티디가 어떤 기업이 되길 바라나.

핵심 콘텐츠를 보유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이 가능한 부동산 디벨로퍼다. 예전에 부동산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았다. 무작정 시행사로 참여해 사실을 부풀려 투자금만 가져가거나, 이익만 챙기면 그만인 플레이어가 많았다. 우린 그런 낡고 부정적인 모습을 세련되게 바꿔가는 것에 앞장서려 한다. 기존의 단순 부동산 영역에서의 디벨로퍼를 넘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걸 뜻한다. 공간 플랫폼 플레이어의 개념에 가까울 거다.

마지막 질문이다. 각오를 들려달라.

디스트릭트 Y는 지금껏 무가치나 다름 없던 지하층을 혁신해 만든 공간이다. 흥미로운 건 이 공간을 직원 10명이던 시절에 이뤄냈다는 점이다. 지금은 그 때보다 더 좋은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조직으로 무엇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지 나조차도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사명감과 초심을 잃지 않으며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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