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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심기관리, 그리고 심성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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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사실 그 모든 일들은 윗분의 심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시작된 일들이었습니다.

무엄하게도 땅콩을 봉지 째 내놓았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화를 돋우는 광고안을 짜왔다거나.

게임에 방해되는 기내 안내 방송을 계속 했다거나 하는 무신경한 행태들…

쏟아지는 각종 범법 의혹에도 요지부동인 그들 총수일가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이 모두는 서비스가 생명인 항공사에서 타인의 마음을 살뜰히 보듬지 못했던 직원들의 무신경함에서 벌어진 일이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래서였을까.

그들은 직원의 심기를 관리하고 보듬기 위한 방책을 하나 내놓았습니다.

무려 13년 만에 지급하기로 했다는 '격려금'과 연차수당.

직원들은, 버럭 하는 불호령 대신 내려진 때 아닌 격려에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원들 입막음용 아니냐"

"직원들을 바보로 알고 있는…"

"참 웃음이 나온다"

"앞으로 열릴 촛불집회 때 잘 쓰겠다"


돈으로 직원의 심기를 관리하고 싶었던 그들의 시도는 '또 하나의' 기업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심성관리를 해줬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의 대표는 노조원을 개별적으로 회유한 이후에 본사에 보고서를 그렇게 올렸습니다.

그들이 말한 그 심성관리라 함은 노동여건의 개선이 아닌, 노조원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돈'.

검찰은 이러한 심성관리가 전국 100여 개의 하청 업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죠.

돈, 그리고 사람의 존엄.

이 두 가지가 가진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좋은 것이 또 무엇이 있겠나…싶기도 하겠지만 알량한 돈 봉투의 무게.

즉, 욕 값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이들의 문제제기는 사람의 존엄이란…마음이란.

돈으로도, 무엇으로도 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세상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너의 그 모욕행위를 알고 있으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을 표현하기를 바란다.

그것을 표현할 때 모욕행위는

쉽게 반복되지 않으니까.

우리는 모욕을 느끼고 저항하는

존엄성이 있는 인간이니까.
"

-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뒤늦은 심기관리 혹은 심성관리.

그러나, 돈으로는 결코 사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

일하는 자의 존엄함.

정작 그동안 그 모든 것들에 무신경해왔던 이들은…과연 누구인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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