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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알뜰폰-이통3사 간 데이터나눔·결합할인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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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앞두고 위기 몰린 알뜰폰
"이통3사와 결합할인·데이터나눔 방안 필요"
오세정 의원 "통신비 내리고 알뜰폰 살리고"

아시아경제

알뜰폰 가입자와 일반 통신사 가입자 사이 '결합 할인'을 가능케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가족 중 한 명이 KT를 쓰는데 또 다른 한 명이 'KT 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라면 결합 할인은 물론 서로 데이터 나눔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보편요금제 추진으로 위기에 내몰린 알뜰폰은 살리고 가계통신비는 내리겠다는 취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 계획을 밝히며 "동일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과 이동통신 회선 간 결합을 지원하는 것은 가계통신비를 내리고 이통시장 경쟁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알뜰폰업계가 살아나고 이동통신시장의 경쟁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통 3사 입장에서도 가입자 묶어두기 효과가 있어 호의적인 편이다.

가령 2인 가구에서 한 명이 KT의 이통 1회선 6만5890원짜리를 쓰고, 다른 한 명이 알뜰폰(KT 망) 2만3100원짜리를 쓴다면 총 통신비는 8만8990원이다.

그런데 결합 할인이 가능해지면 KT 상품은 5500원, 알뜰폰 상품은 1100원 할인된다. 총 6600원을 절감해 8만239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정도 할인만으로는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작기 때문에 데이터 선물하기 등 부가서비스 도입도 필요하다는 게 오 의원의 설명이다.

법안 발의 배경에는 보편요금제 등장과 그로 인한 알뜰폰의 위기가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저가 요금제다. 알뜰폰업계에서는 이 요금제가 이통 3사를 통해 출시되면 중·저가 요금제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알뜰폰업체는 사실상 고사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 의원은 "알뜰폰 제품과 이통 3사 제품의 가격이 같다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보편요금제 도입은 '탈(脫)알뜰폰과 이통 3사로의 이동'을 부추김으로써 알뜰폰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다.

현재 국내 이통시장의 허핀달-허시만지수(HHI)는 2984다. HHI는 시장집중도를 판단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집중도가 높음(경쟁이 적음)을 의미하고, 낮을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뜰폰 퇴출 상황으로 추산하면, HHI지수는 722가 오른 3706을 찍는다.

관건은 이 법안에 대한 이통 3사의 반응이다. 3사 중 2개 사업자는 찬성과 검토 입장을, 1개 사업자는 반대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극도로 꺼리는 상황에서, 이 법안에 따른 보편요금제 무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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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의원은 "사업자의 희생만 요구하는 강제적인 보편요금제와 달리 알뜰폰 결합 상품으로 이통 3사는 기존 가입자 묶어두기 효과도 낼 수 있다"면서 "결합 서비스 도입을 위한 내용을 전기통신사업법에 담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통사 관계자는 "기존에 가족결합할인 등으로 단단히 묶여 있는 소비자가 굳이 알뜰폰으로 갈아탈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서 법안의 통신비 인하 효과는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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