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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과학을 읽다]①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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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 할 동물입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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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애완동물(愛玩動物) 키우시죠? 요즘은 애완동물이라고 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의미로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고 부릅니다.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가 주를 이루지만 앵무새, 고슴도치, 토끼, 햄스터 등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요즘은 1인 가구 증가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해외에서는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성장하도록 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의 숫자도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일본의 경우 전체 가구의 30%가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고, 우리나라에서 약 1000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중에서는 개가 가장 많은데 약 670만 마리로 전체 반려동물의 72% 정도라고 합니다.

주인과의 교감도가 높은 개나 고양이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의 특성을 살펴보면, 경우에 따라 반려동물이 정말 사람보다 낫다고 느끼시는 분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친인척이나 지인과의 대화를, 산책할 때 견주(犬主)들이 나누는 대화를 슬쩍 들어보면 "얘(주로 개를 지칭)가 OO보다 훨씬 나아~!"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실제로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나을까요?

반려동물이 그 만큼 사람에게 든든한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굳이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과 사람을 비교하려는 태도는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동물과 사람의 우열을 가리고자 하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것입니다. 굳이 과학의 잣대를 가져다 댈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반려동물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주인 곁에 머물면서 충성심(?)을 보여 줍니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부분도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말이 나온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면 가족과 같은 느낌이 들고, 누군가가 항상 내 곁에 있다는 신뢰감이 사람에게 정서적인 균형과 힘, 안정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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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중에서 반려견이 72%로 가장 많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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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반려동물은 사람의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쓰다듬는 행동은 혈압을 낮출 수 있고, 반려동물의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서 웃지 않던 사람이 웃음을 되찾거나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혼자사는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는 가족이 반려동물이고, 함께 산책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도 줍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의 이런 장점들이 우울증 치료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른바 '동물 매개치료'입니다. 동물 매개치료는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통해 홀로 사는 독거노인이나 우울증 환자, 치매환자 같은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요법입니다.

치매환자와 우울증 환자는 보통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무지 싫어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과는 눈도 맞추고, 머리를 쓰다듬기도 합니다. 반려동물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가족들의 얼굴을 알아보기도 하고, 옛 기억을 되살리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우울증이나 치매가 상당히 치유되는 것입니다.

반려동물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다정한 강아지와 함께 지내는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과 비례하는 코티솔 수치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낮고, 임산부의 모유분비를 촉진 시키는 옥시토신은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책임감'입니다. 실제로 아이처럼 기른다는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잊지 않고 먹이를 주는 것과 아프면 치료해 주는 것, 목욕도 제 때 시키는 것 등 돌봄에 대한 것은 기본입니다.

사람처럼 마음이 맞지 않으면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많이 키우는 개의 수명은 10~18년, 고양이는 25~30년 정도로 사람보다 훨씬 짧습니다. 죽는 날까지 끝까지 돌보겠다는 자신이 없으면 아예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싫증난다고 길에 버리고, 휴가가서 외진 곳에 가족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요즘은 '반려동물등록제'가 시행돼서 반려견 등은 의무적으로 해당 시·군·구에 등록하고, 등록하지 않고 키우다가 사고가 나면 100만원 내외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개 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말이 사라지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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