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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가계통신비 늘어난다 했더니.. 스마트폰 등 구입비 59%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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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분기 동향 조사

비싼 스마트폰 값이 가계 통신비 부담을 늘리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일반 국민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가격 부담에 대한 인식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만 선호하는 휴대폰 소비성향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올 3·4분기 가계 통신비 동향에서 가계 통신비는 한 달 15만5252원으로 지난 2·4분기 15만4360원보다 0.6% 늘었다.

가계통신비를 항목별로 따져보면 휴대폰 등 통신장비 구입비용은 한 달 평균 9467원으로 2·4분기 5971원에 비해 59% 늘었고, 통신서비스 요금은 2·4분기 14만8184원에서 3·4분기 14만5544원으로 2% 줄었다.

통계청의 가계 통신비 동향은 조사에 참여하는 가정에서 전자 가계부에 항목별 지출 내역을 기입하는 것으로 조사되기 때문에 일반 국민의 인식이 그대로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조사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 휴대폰 구입비용을 2300원 선으로 인식하는 등 실제 휴대폰 구입비용과 조사원들의 인식에 큰 차이를 보였었다. 단적으로 100만원을 호가하는 휴대폰을 24개월 할부로 구입한다 하더라도 한 달 4만1600원 이상의 할부금을 내야 하는데 조사원들의 인식에 이런 현실이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 2009년 스마트폰 본격 등장 이후 휴대폰 값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랐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휴대폰 할부금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통신서비스 요금이 비싸지고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8월부터 이동통신 요금 고지서에 서비스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 항목을 분리해 기재하도록 하는 등 국민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국민이 비싼 휴대폰 값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고가 휴대폰 선호 경향이 알뜰한 소비로 전환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성향에 맞춰 알뜰하게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재 자급제용으로 출시된 휴대폰은 단 2종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싼 휴대폰은 구입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미국·영국 등 해외에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넥서스4' 같은 휴대폰은 아예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조차 안되고 있다. 또 중국의 저가 휴대폰 업체들도 국내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국민이 통신비 부담의 주범이 비싼 스마트폰 선호 경향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휴대폰 소비 패턴이 가격대에 따라 다양하게 분포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가계 통신비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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